[밀착카메라] 기름때 작업복 세탁부터 배달까지 '단돈 1000원' 빨래방
공장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작업복은 기름때나 약품 때문에 그냥은 세탁이 어려워서 전문 세탁소가 따로 있습니다. 노동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곳인데,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고 상황도 열악하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조해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노동자들의 몸 위로 용접 불꽃이 떨어집니다.
[노규홍/경남 거제시 수양동 : 이거 세탁기 다 망가진다 합니다. 작업복 갖다주면… 일반 빨래는 이 작업복하고 같이 빨면 세탁기 못 써요.]
공장에서 방금 수거해 온 노동자의 작업복입니다.
꺼내서 한번 확인해 보면요.
이 곳곳에 기름때가 잔뜩 끼어 있습니다.
특수 약품을 사용해서 세탁을 해야 되는데 이 세탁소에서는 이런 옷들을 한 달에 3000벌 가까이 세탁을 하게 됩니다.
옷감 깊이 스며든 기름때는 특수 약품을 사용해 일일이 솔로 문질러 줍니다.
[네 세게 해야 돼. 세게 하면 지워져요. 아니 조금 더 해야 돼요. {오, 좀 지워지는 것 같아요.}]
이 세탁과 건조, 다림질까지 모두 마친 이 작업복을 잘 갠 다음에 여기 적힌 이름의 주인을 찾아서 포장을 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작업이 마무리됩니다.
이렇게 빨고 다려서 배달까지 해주는데 단돈 1000원이면 됩니다.
[황영미/창원 '이야기 담은 빨래방' 작업자 : 처음에는 세탁기 두 대 있었습니다. 그때는 일도 많이 없었고 하루에 100벌 정도. 지금은 800~900벌…]
하지만 이런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는 전국에 20곳이 채 안 됩니다.
쇳가루 범벅 작업복을 빨다 보니, 세탁기 잔고장도 많습니다.
[황영미/창원 '이야기 담은 빨래방' 작업자 : 배관이 상태가 너무 안 좋더라고요. 그래서 자꾸 구멍 나고 거기 그 부위가 뭐 용접하고 그래서 쓰고. 맨날 일을 해야 되는데 그것만 고칠 수가 없잖아요.]
지자체 예산에 의존하다보니 오래된 장비를 바꾸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야기 담은 빨래방' 관계자 : 단가가 올라가면 이제 이용하시는 분들이 부담스럽거든요. 사업을 유지를 하려고 하면은 단가를 올리고 싶은데…]
그래도 옷 너머의 노동자를 생각하며 한 벌 한 벌에 정성을 담습니다.
[송기영/거제 '블루클리닝' 작업자 : 실밥이 뜯어질 정도로 일을 열심히 하는구나… 우리도 최선을 다해서 다 깔끔하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거죠.]
쇳가루와 유해 물질에 노출되는 노동자들은 매일 이 한 겹 작업복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건강을 보호하는 일은 이 작은 세탁소를 지켜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작가 유승민 / VJ 김한결 / 취재지원 황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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