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연구원, KF-21 기밀 반출하려다 적발…내부자 공모했나

<앵커>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개발에 참여했던 외국 연구원이 기밀 자료를 몰래 반출하려다가 적발됐습니다. 수사 당국은 그 연구원을 출국금지하고, 공범이 있는지, 또 빼돌린 자료가 더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최재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17일, 한 남성이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 KAI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순간 경고음이 울렸습니다.

KAI에서 근무하던 인도네시아 파견 연구원 A 씨가 반출이 금지된 USB를 가지고 나가려다 덜미가 잡힌 겁니다.

KAI는 즉각 방사청과 방첩사, 국정원에 이런 사실을 신고했고, 수사당국이 USB를 열어보니 한국형 초음속전투기 KF-21 기밀 자료 49건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KAI 관계자는 일반 자료가 다수인 것으로 안다며 군사 기밀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SBS 취재결과 USB에는 시험비행 결과와 항공전자 기술 자료 등 KF-21 개발의 핵심 내용과 외국 원천 기술 관련 내용도 있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자료 상당수는 인도네시아 연구원이 접근할 수 없는 기밀 자료여서 수사 당국은 A 씨를 출국 금지시키고 KAI 내부자의 공모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이 외부유출을 통제하는 고급기술이 들어 있다면 외교 문제도 제기될 수 있습니다.

[송방원/우리방산연구회 회장 : 미국과 유럽의 기술은 우리만 사용하도록 허용된 건데, 이것이 유출되었다면 KF-21의 후속 개발과 양산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KF-21 개발비의 20%인 1조 7천억 원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시제기 1대와 기술자료를 이전받고 전투기 48대를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아 약 1조 원이 연체 중입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디자인 : 김한길)

최재영 기자 stillyou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