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종·쓰레기도 방치…위기의 장항습지
[앵커]
오늘(2일)은 세계 습지의 날입니다.
생태계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습지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국제사회가 지정한 날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습지로는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한강 하구의 장항습지 등이 꼽히는데, 이 장항습지가 외래종 등의 위협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슬기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바다와 강물이 만나는 한강 하구에 자리 잡은 장항습지.
금개구리 등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수백 종의 생물이 살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김석원/고양시청 : "버드나무와 말똥게가 공생하고, 겨울철에는 재두루미, 기러기 등 많은 철새들이 서식하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3년 전 람사르 습지에 등록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곳곳에서 외래종 가시박이 눈에 띕니다.
습지 생태계를 보호하는 버드나무를 휘감아 고사시키고 있습니다.
[김창환/전북대 생태조경디자인학과 교수 : "자연 식생들을 덮고 있으면 고사가 돼요. 그것들이 죽어서 퇴적되고 광합성도 잘 안 되고 그러면 습지 기능이 변할 거 아니에요."]
습지의 젖줄인 갯골에는 강에서 밀려온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습지가 훼손되면서 한때 60여 마리까지 늘었던 천연기념물 재두루미는 10여 마리로 줄었습니다.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유실지뢰가 터지는 사고가 나면서, 안전 관리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기관들끼리 다투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평수/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지부장 : "여러 형태의 관리가 이뤄지다가 지뢰 폭발 사고 이후에는 모든 게 정지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습지를 관리하는 한강유역환경청은 안전 문제는 관할 지자체인 고양시가 챙겨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고양시는 안전 문제까지 포함한 관리 책임이 한강유역환경청에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두 기관의 갈등 속에 장항습지는 날이 갈수록 훼손되고 있고, 국비 등 47억 원을 들여 지은 생태관은 1년 넘게 문을 열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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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akeu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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