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진짜 좋다, 놀랐어"…너 1라운더 맞구나, 히트상품 예약했다
[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공 진짜 좋다. 진짜 놀랐어."
두산 베어스 우완 투수 최준호(20)가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최준호는 2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블랙타운야구장에서 첫 불펜 피칭을 진행했다. 30구 정도 던지며 몸을 푸는 수준으로 진행했는데, 공을 직접 받은 포수 장승현(30)은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포수들은 흔히 투수들이 기분 좋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공 하나 던질 때마다 감탄하는 말을 뱉곤 하는데, 장승현은 최준호의 공이 정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승현은 두산 관계자들이 최준호의 공을 받은 느낌이 어떤지 묻자 "진짜 놀랐다. 공이 정말 좋았고 슬라이더도 직구랑 비슷하게 들어오더라. 커브만 조금 더 다듬으면 좋을 것 같다. 자기 주 무기가 포크볼인데 첫날이라 포크볼은 던지지 않았다더라"고 설명하며 엄지를 들었다.
조웅천 두산 투수코치는 "마무리캠프에서 봤을 때보다 오늘(2일) 첫 피칭인데도 커맨드가 안정적인 게 눈에 보이더라. 직구와 슬라이더 2구종을 던졌는데 매우 안정적이었다. 첫 피칭이라 선수들에게 커맨드를 가장 강조했는데, 피칭할 때 신경 쓰고 잘 던진 게 보여서 칭찬해줬다. 다음 피칭이 또 한번 더 기대가 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준호는 북일고를 졸업하고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키 188㎝ 몸무게 90㎏으로 빼어난 신체 조건을 자랑했다. 두산은 지명 당시 최준호의 하드웨어와 성장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줬는데, 그 장점이 조금씩 반짝이기 시작하고 있다. 입단하자마자 오른 팔꿈치 피로골절 진단을 받은 게 오히려 최준호에게는 좋은 약이 됐다. 지난해는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다부진 체격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최준호는 지난해 10월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본격적으로 공을 던지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모두 3차례 선발 등판했는데, 지난해 10월 28일 라쿠텐 이글스와 경기에서 6이닝 63구 2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2-0 승)를 챙겨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이 경기를 직접 관전했던 김태룡 두산 단장은 "직구와 포크볼 2개만 갖고 던지는데도 빠른 템포로 일본 타자들을 잡아 나가더라. 그 경기는 지금도 기억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고 되돌아봤다.
이승엽 두산 감독 역시 최준호를 지켜보고 싶은 선수로 꼽았다. 두산은 장기적으로 최준호를 선발투수로 키우고자 한다. 올해부터 1군에서 기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구단은 더 멀리 보고 천천히 선발 수업을 받게 할 계획을 세워뒀다. 지난해 2군에서도 8경기밖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다가 1군에 합류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자리가 있고, 선수도 기량을 충분히 증명한다면 1군 합류 시점은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
최준호는 호평을 들은 뒤 "밸런스를 많이 생각하면서 밸런스 위주로 던졌다. 생각보다 좋게 봐주셨고, 코치님들도 좋다고 해주셔서 좋았던 것 같다. 첫 피칭은 80% 정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첫 1군 스프링캠프 불펜 피칭부터 칭찬을 들어서일까. 최준호는 투구 막바지에는 조금 힘이 들어간 모습도 보였다. 포수 장승현은 "내가 너무 칭찬했다 미안하다"고 말하며 갑자기 잔뜩 힘이 들어간 최준호가 긴장을 풀 수 있게 했다.
최준호는 "가능한 의식하지 않으려 했는데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 것 같다. 그래서 다시 힘을 빼고 밸런스만 생각하면서 마지막까지 던졌던 것 같다"고 답하며 웃어 보였다.
조 코치는 최준호에게 '천천히 하나씩'을 강조했다. 조 코치는 "커브를 연습하고 있더라. 커브 연습도 중요하긴 한데, 기존에 갖고 있던 직구와 슬라이더를 조금 더 완벽하게 해놓고 그 다음에 커브를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최준호 역시 "코치님께서 슬라이더부터 더 완벽하게 만들고 그 다음에 커브를 만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해 주셨다"며 마음이 앞서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커브는 천천히 생각하기로 했지만, 공교롭게도 최준호의 시드니 룸메이트가 에이스 곽빈(25)이다. 곽빈은 2018년 1차지명으로 입단한 19살 때부터 커브를 잘 던지는 투수로 유명했다.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37)가 곽빈에게 커브를 더 던지라고 주문했을 정도로 위력이 있었다. 리그에서 손 꼽히는 커브를 던지는 투수가 바로 옆에 있는데, 안 배울 수는 없다.
최준호는 "오늘(2일) 방에 가서 커브를 어떻게 던지시는지 물어보려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러닝하실 때 물어볼까도 했는데 시간이 없을 것 같더라. 방에 가서는 한번 물어볼 생각"이라고 말하며 눈을 반짝였다.
곽빈은 이제 막 1군 입성을 꿈꾸는 최준호에게 좋은 롤모델이기도 하다. 최준호는 "진짜 물어보면 많이 알려 주신다. 밥도 많이 사주셨다. (곽)빈이 형이랑 러닝을 하면서 살짝 여쭤봤다. 내가 작년에 제구가 잘 안 됐는데, 빈이 형한테 어떻게 잡았는지 물으니 빈이 형도 2022년 후반기에 제구가 잡혀서 이닝도 많이 책임질 수 있게 됐고, 투구 수도 줄어드니까 경기도 많이 나가게 됐다고 하더라. 승부를 해야 한다고. 한 경기에 안타 7~8개 맞아도 점수는 1~2점 밖에 안 주는 거라 제구가 우선이라고 하셨다. 구속은 그냥 있으면 좋은 것이고, 첫 번째는 무조건 제구라고 하셨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서 좋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구속을 언급한 건 최준호가 아직 더 빠른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어서다. 두산 관계자는 "직구 구속이 아직 147~148㎞ 정도 나온다. 아직 150㎞를 못 찍었다. 고등학교 때 최고 구속이 146㎞ 정도 나와서 150㎞도 금방 던지겠지 했는데, 아직은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경기 운영이나 제구 같은 건 좋다. 구속이 더 좋아지면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최준호는 다음 불펜 피칭 때도 좋은 밸런스로 던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다음 불펜 피칭 때는 변화구와 커맨드를 더 신경 써서 던져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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