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건설사 대표 부탁 받고 살인미수 피의자 불법 면회 시킨 경찰 간부 3명 기소

고향 선배인 건설사 대표 말 듣고 면회 부탁하자
불법 면회 지시, 공문서까지 위조하며 명령 이행

검찰 로고.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 유력 건설업체 대표의 부탁을 받고 유치장에 수감 중인 살인 미수 피의자를 빼내 불법 면회를 시켜준 혐의를 받는 부산·경남지역 경찰 간부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동부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경남경찰청 A 경무관, 부산경찰청 B 경무관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또 해운대경찰서 전 형사과장 C 경정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경무관인 A 씨는 지난해 8월 고향 선배인 부산의 건설사 대표로부터 살인 미수 혐의로 해운대서에 입감된 피의자 면회를 부탁 받자 B 경무관과 C 경정에게 특혜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해운대서 서장이었던 B 씨는 형사과장인 C 과장에게 불법 면회를 지시했고, C 과장은 면회 관련 규정을 위반하고 자신의 사무실에서 피의자 면회가 이뤄지도록 한 혐의다. C 과장은 이 과정에서 피의자 출감 지휘서까지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특별면회를 부탁한 지역 건설사 회장을 상대로 조사했으나 민간인 신분으로 직원남용죄를 적용할 수 없고 진술 내용이나 사건 경위 등에 비춰 공범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 기소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공직자의 직권 남용 등 불법행위에 엄정히 대응하고 공소 유지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