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친윤 마케팅’ 접었다…20%대 지지율 추락에 측근도 머뭇

서영지 기자 2024. 2. 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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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가 9개월 만에 2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가 2일 발표됐다.

윤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날로 악화하면서, 총선에 나선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도 그와의 인연을 부각하는 대신 '거리두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싸늘한 여론은 4·10 총선에 나선 과거 대통령실 핵심 참모와 수도권 출마 의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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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명절을 앞둔 2일 오후 경기도 구리시 구리전통시장을 방문해 호떡을 산 뒤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가 9개월 만에 20%대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가 2일 발표됐다. 윤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날로 악화하면서, 총선에 나선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도 그와의 인연을 부각하는 대신 ‘거리두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 만 18살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12.7%,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를 한 결과, 윤 대통령에 대한 직무 긍정평가는 29%(부정평가 63%)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가 30%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해 4월 둘째 주 이후 9개월 만이다. 당시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미국의 도·감청 사건’, ‘일본 굴욕 외교’ 등의 여파로 27%(부정평가 65%)를 기록했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물가(19%)가 가장 높이 꼽힌 가운데 △소통 미흡(11%) △독단·일방적(7%) △김건희 여사 문제(6%) △거부권 행사(5%) 등 태도에 관한 면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논란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돌발적인 사퇴 요구, 거듭된 법안 거부권 행사 등이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도 대구·경북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 부정평가가 높았다. 대구·경북 지역의 직무 긍정평가는 45%, 부정평가는 48%였다. 연령별로도 지지층인 60대의 긍정평가는 42%, 부정평가가 54%였다. 무당·중도층에서는 부정평가가 월등히 높았다. 무당층 긍정평가는 10%, 중도층 긍정평가는 21%에 그쳤다.

윤 대통령에 대한 싸늘한 여론은 4·10 총선에 나선 과거 대통령실 핵심 참모와 수도권 출마 의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검사 출신으로, 핵심 측근으로 꼽혔던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은 부산 해운대갑 출마선언문에 “저는 대통령실, 금융위원회, 법무부에서 약 7년간 정책과 예산을 다뤘다”고 썼을 뿐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부각하지 않았다.

수도권 한 의원은 한겨레에 “30%에도 못 미치는 지지율을 가지고 어떻게 하냐. (윤 대통령 마케팅이) 수도권에서 안 먹힌 지 오래됐다”며 “승부처는 수도권, 중도층인데 이들이 (윤 대통령을) 전혀 지지하지 않는데 대통령 마케팅을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윤 대통령과 같이 찍은 사진은 펼침막에 걸 생각조차 안 했다. 여론이 좋지 않은데, 굳이 왜 사진을 걸겠나”라며 “차라리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찍은 사진을 거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대통령 취임 2년이 채 안 된 상황에서 치러지는 총선에서 ‘대통령 마케팅’을 피하는 기류가 퍼진 것이다. 당 주변에서는 총선 결과가 좋지 않으면, 윤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급속히 떨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은 일흔두번째 생일을 맞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축하했다.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자주 연락드리고, 기회가 닿는 대로 찾아뵐 테니 대통령님께서도 언제든지 편하게 찾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한 위원장도 비서실장인 김형동 의원을 박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자택으로 보내 축하난을 전달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과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과 팀원이었다. 대구·경북 여론을 의식해 4·10 총선 전 박 전 대통령을 챙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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