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가 축소한 법원행정처 법관 7명 늘려… “재판 충실히 지원”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에 앞서 추천위원들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대법원이 2일 법원행정처 근무 법관을 기존 10명에서 17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법관 정기 인사를 발표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은 ‘법관 관료화’를 막는다며 30~40명에 달하던 행정처 근무 법관을 10명까지 줄였는데, 조희대 대법원장이 다시 행정처 조직을 강화한 것이다. 대법원은 “사법부의 미래를 대비하고 재판 업무를 충실하게 지원하기 위해 심의관 등을 증원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법관 908명의 법관 정기 인사를 발표했다. 인사 대상은 지방법원 부장판사 471명과 지방법원 판사 437명이다. 인사이동은 오는 19일로 예정됐다.

대법원은 지난달 26일 법원행정처 조직을 개편하면서 사법정보화실을 신설하고 전산정보관리국, 차세대전자소송추진단, 형사소송추진단 등 관련 조직을 통합했다. 이어 이날 민사지원심의관, 형사지원심의관, 특별지원심의관, 인사심의관을 각각 1명씩 늘리고 공보관도 법관으로 임명했다. 이로써 행정처 근무 판사는 7명 늘어나 총 17명이 됐다. 처장‧차장‧실장 등을 포함하면 법관만 20명이 훌쩍 넘는다. 대법원은 “사법부의 산적한 당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선진 사법의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법원행정처 상근 법관을 증원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또 이번 정기 인사에서 154명의 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신규 임명했는데, 이 가운데 65명(42.2%)이 여성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 법원장 인사에서도 13개 법원 가운데 4개 법원에 여성 법원장을 임명했다. 이번 정기 인사로 사법연수원 38기 판사들이 처음 지방법원 부장판사가 됐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에서 주요 사건을 맡았던 재판부는 정기 인사로 일부 교체됐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1심 재판을 심리한 형사35부의 이종민·임정택·민소영 부장판사 3명은 다른 법원으로 이동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사건과 ‘위증 교사’ 사건을 맡고 있는 형사33부의 배석 판사 이종찬‧성창희 판사는 각각 창원지법, 서울서부지법으로 옮긴다. 이 사건 재판장인 김동현 부장판사를 뺀 두 담당 판사가 모두 바뀌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