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 소화약제 누출 참변’ 현장소장·방재 관계자 8명 불구속 기소

2021년 10월 발생한 사고
당시 4명 숨지고 19명 부상

지난 2021년 10월 23일 오전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가산메트로지식산업센터 신축 공사 현장 지하 3층에서 화재 진압에 쓰이는 약품인 소화 약제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검찰은 지난 2021년 10월 서울 금천구 가산메트로지식산업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용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의 현장소장과 소방·방재 관계자 8명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당시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19명이 부상을 입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부장 서원익)는 서울 금천구 가산메트로 지식산업센터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의 현장소장과 방재실 책임자, 소방시설 공사관계자 6명 등 총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2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경찰에 추가로 보완수사를 요구했고, 작년 8월 이 사건을 최종적으로 넘겨 받았다고 한다.

검찰에 따르면, 기소된 소방시설 공사관계자 6명은 지식산업센터 건물을 신축할 당시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소화 설비의 배관과 밸브 시공을 부실 시공하고도 성능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현장소장과 방재실 책임자는 실내 인테리어 공사 도중 편의를 위해 소화설비 작동 경보시스템을 차단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산화탄소 소화 시설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채 건물이 시공돼 이산화탄소 밸브와 배관에 틈이 생겼다”며 “공사 감리도 제대로 하지 않아 부실 시공된 건물이 그대로 인도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내 인테리어 작업의 편의를 위해 차단이 금지된 소화설비 작동 경보시스템도 차단한 상태였다”며 “작업자들이 실수로 소화 설비를 임의 조작하는 과실이 결합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사고는 지난 2021년 10월 23일 오전 8시 52분쯤, 서울 금천구 가산메트로 지식산업센터 신축 공사장 지하 3층의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하던 중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는 58㎏짜리 소화 설비 130병이 있었는데, 이 중 123병에서 이산화탄소가 누출돼 같은 층에서 일하던 근무자 10여 명 중 4명이 이산화탄소 중독으로 질식해 숨졌다. 부상자 19명도 소화 설비와 가까운 지하 3~4층에 모여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