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이의리-김혜성 총동원… 빅리거 맞이할 팀 코리아 35인… 신인 2명 깜짝 발탁

김태우 기자 2024. 2. 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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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의 실질적인 에이스 몫을 수행한 문동주 ⓒ 연합뉴스
▲ 메이저리그 도전을 앞두고 좋은 쇼케이스 무대를 맞이한 김혜성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비록 연습경기, 친선경기 성격이 강하기는 하지만 KBO리그를 대표하는 어린 선수들에게는 돈으로도 사지 못할 어마어마한 경험이 될 수 있다. KBO가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에 나설 대표팀(팀 코리아) 예비 명단 35인을 발표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선수들이 대거 발탁된 가운데 아직 프로 경력이 없는 황준서(한화) 김택연(두산)의 발탁도 눈길을 끈다.

KBO(총재 허구연)는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를 앞두고 열리는 평가전,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스페셜 게임’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 다저스와 맞붙을 한국 대표팀(팀 코리아)의 35인 예비 명단을 2일 발표했다.

KBO는 ‘이번 예비 명단 선발은 지난해 개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APBC에 참가해 국제대회 경험을 쌓으며 성장한 젊은 선수들로 구성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리그를 이끌어갈 젊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의 뛰어난 선수들과 경기를 치르며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 2024 KBO 리그 및 11월에 있을 프리미어12, 2026 WBC 등 국제대회에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예비 명단 35인을 살펴보면 투수 19명, 포수 3명, 내야수 8명, 외야수 5명으로 구성했다. 팀 별로는 롯데가 가장 많은 5명, NC, KIA, 한화, 키움 각각 4명, LG, KT, 두산 3명, SSG, 삼성 2명, 상무에서 1명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KBO는 ‘이번 스페셜게임을 시작으로 대표팀을 지휘할 전임 감독은 이번 달 내에 선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와 야구 세계화를 위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근래 ‘월드 투어’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간 아시아에서는 일본, 호주가 월드투어 대상지로 선정된 바 있으며 한국은 이번이 첫 선정이다. 메이저리그는 이번 투어를 ‘서울 시리즈’라고 명명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한국인 선수인 김하성 고우석이 활약 중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그리고 박찬호 류현진 등 코리안리거들이 활약해 한국인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LA 다저스를 맞붙게 하는 카드까지 들고 나와 큰 흥행이 예상되고 있다.

두 팀은 다른 팀에 비해 스프링트레이닝을 일찍 마치고 한국에 와 적응 기간을 갖는다. 이 적응의 일환으로 스페셜게임이 준비되어 있다. 3월 17일 오후 12시에는 LA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연습 경기를 하며, 17일 오후 7시부터는 팀 코리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맞붙는다. 18일 오후 12시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G 트윈스, 오후 7시에는 팀 코리아와 LA 다저스가 경기를 치른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는 이렇게 스파링을 마친 뒤 20일과 21일 서울시리즈 2연전을 치른 뒤 미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이다.

베테랑 선수들이 상당 부분 빠진 만큼 팀 코리아의 전력이 100%라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꼭 이겨야 하는 국제무대가 아니고 오히려 KBO리그와 한국 대표팀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어린 선수들에게 경험과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 이 구성이 더 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BO 또한 이런 면을 고려해 이번 대표팀 예비 명단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 대표팀 좌완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는 이의리 ⓒ연합뉴스
▲ 신인 신분이지만 예비 명단에 깜짝 발탁된 황준서 ⓒ곽혜미 기자

◆ 문동주-이의리-원태인 총출동… 황준서 김택연, 프로 데뷔 전에 성인 대표팀 발탁?

이번 대표팀은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2023년 개최) 금메달을 이끈 선수들이 상당수 다시 이름을 올렸다. 항저우 대회는 만 24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되는 제한이 있었고 자연히 KBO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선수들이 태극마크의 중책을 짊어지었다. 당시 대표팀 선수들은 국제대회 출전이 자신들의 경력에서 굉장히 큰 경험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한 수 위 기량을 자랑할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맞붙으며 얻는 경험 또한 값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최종 명단이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영건들이 메이저리거들을 맞이한다. 아시안게임 당시 대표팀의 중요한 경기에 등판해 금메달에 일조했던 문동주(한화)의 강속구가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얼마나 효율적으로 먹힐지를 바라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문동주는 지난해 시즌 중 시속 160㎞의 강속구를 던지며 리그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돼 경험을 쌓았고, 올해 억대 연봉 타이틀과 함께 첫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조준한다.

좌완으로는 이의리(KIA)가 에이스다. 이의리는 지난해 대표팀을 둘러싼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3월 열렸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긴장한 나머지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항저우 대회에도 대표팀에 승선했으나 석연치 않은 물집 논란 끝에 최종 명단에서 탈락해 비판 여론이 커졌던 바 있다. 비시즌 중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에서 집중적인 훈련을 거치며 실마리를 찾았다는 평가가 있는 만큼 더 나아진 제구와 구위가 기대된다. 시즌에 앞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상대로 겨우내 성과를 실험할 전망이다.

원태인(삼성) 또한 국제 무대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고 있으며, 병역 혜택도 받아 해외 진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수준과 기량 차이를 가늠하고 더 성장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곽빈(두산)도 언제든지 선발로 투입될 수 있는 선수이며,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한 신민혁(NC)의 성장세에도 기대가 몰린다. KBO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불펜 투수인 박영현(kt)의 공이 메이저리그 레벨에도 통할 수 있을지 또한 관심사다.

그 외에도 이번 투수 예비 명단에는 박명근 김윤식(이상 LG), 손동현(kt), 오원석(SSG), 김영규(NC), 최승용(두산), 정해영 최지민(이상 KIA), 나균안 최준용(이상 롯데), 이승현(삼성)이 이름을 올렸다. 관심을 모으는 선수들은 또 있다. 2024년 신인인 황준서(한화)와 김택연(두산)이다. 두 선수는 올해 즉시전력감으로 기대를 모으는 상위 라운더이며, 신인으로 예비 명단에 들어가는 경사를 누렸다. 최종 명단 확정까지 가야 할 길이 있지만 만약 포함될 경우 프로 데뷔 전 값진 경험이 가능할 전망이다. 황준서는 2024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김택연은 전체 2순위로 각각 입단했다. 두 선수 모두 걸출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 노시환-김혜성-강백호, MLB 스카우트들에게 눈도장?

야수진 또한 KBO리그를 대표하는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려 기대를 모은다. 특히 현재 잠재적으로 향후 메이저리그 혹은 해외 진출 후보로 뽑히는 선수들도 있다. 이번 서울 시리즈에는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관계자들은 물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유수의 언론 관계자들이 죄다 모일 전망이다. 이들이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을 어떻게 공략하느냐는 스카우팅 리포트에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시환(한화) 김혜성(키움) 강백호(kt)와 같은 선수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스카우팅 리포트가 작성되고 있는 선수들이다. 특히 2024년 시즌을 끝으로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김혜성이 가장 큰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진출 시점이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 KBO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로 성장한 노시환 ⓒ연합뉴스
▲ 올해 재기를 벼르고 있는 강백호 ⓒ 곽혜미 기자

현지 스카우트들은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한 빠른 발을 가졌으며, 여기에 수비 활용성도 높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인조잔디를 쓰는 고척스카이돔의 환경을 감안하면 2루수로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수비력이며, 유격수보다는 중견수 쪽에서의 멀티 포지션이 가능하다는 일부 평가도 있다. 다만 파워가 떨어지고 콘택트 히터치고는 헛스윙 비율이 높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이번 스페셜 게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부정적 여론을 일부분 잠재울 수도 있다.

지난해 KBO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하나였던 노시환도 역시 메이저리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무대다. 노시환 이전에 이정후(샌프란시스코)와 더불어 KBO리그 타자 유망주 최고를 다퉜던 강백호는 올해 부활을 벼르고 있다. 최근 2년간 부상과 부진이 겹쳐 빛을 잃은 강백호는 올해 건강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가지고 있는 천부적인 재능만 놓고 보면 이정후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강백호의 스윙이 힘차게 돌아갈지도 체크 포인트다.

그 외에도 내‧외야진 예비 명단에는 문보경(LG), 최지훈(SSG), 김주원(NC), 김도영(KIA), 한동희 윤동희(이상 롯데), 문현빈(한화), 김휘집 이주형(이상 키움), 박승규(삼성)이 이름을 올렸다. 몇몇 선수들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APBC를 모두 소화해 국제대회 경험이 꽤 붙은 선수들로 기대를 모은다. 포수진은 지난해 급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 김형준(NC), 김동헌(키움)과 손성빈(롯데)로 이뤄졌다.

대표팀을 이끌 사령탑에도 관심이 몰린다. 이번에 선임되는 대표팀 감독은 이번 서울 시리즈를 시작으로 오는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까지 대표팀 감독직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항저우 대회를 전후로 시작된 대표팀 세대교체와 리빌딩의 완성을 지어야 하는 임무를 맡는 셈이다. 현재 KBO리그 팀에 소속된 지도자 바깥에서 후보자를 검토하고 이달 내에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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