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있다” 듣고 뛰어들었다 순직한 두 소방관···소방관들은 “인명 판별 장비 도입”“훈련·근무환경 개선”
고 김수관 소방교(27)와 고 박수훈 소방사(35)가 지난달 31일 경북 문경시 육가공공장의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사건을 계기로 화재 진압 시 필요한 장비·시스템 도입과 소방관 근무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장 경험이 많은 소방공무원들은 이번 순직과 관련해 “소방관이 처할 수 있는 위험 상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위험 건물 내 자동 인명 감지 시스템이 안착돼야 한다는 의견과 현장 경험이 풍부한 대원이 현장을 지휘할 수 있는 인사시스템이 확립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현장에서는 화재 상황에서 구조물 내에 사람이 갇혀 있는지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장비를 도입·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문경 화재 당시 순직한 대원들은 인근 공장 관계자로부터 “안에서 사람을 본 것 같다”는 말을 듣고 건물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4년 현장 경력의 고진영 소방노조위원장은 “2021년 홍제동 화재에서 소방관 6명이 순직할 때에도 ‘안에 사람이 있다’는 잘못된 정보에 의해 일어났다”며 “샌드위치 판넬처럼 화재 취약 시설에는 건물 자체에 인명이 있는지 자동적으로 감지하는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거나 소방관들이 투척해서 인명을 감지할 수 있는 감지기를 개발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방대원들의 안전 매뉴얼을 구체화하고 관련 훈련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있었다. 20년 넘게 소방관으로 일하고 있는 권영준 소방위는 “지휘관 교육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무전기 훈련이나 소방력 배치 그리고 진압 전술에 관한 것만 중심이고, 대원 안전에 관한 훈련 내용이 미비하다”면서 “평소 상황 판단 훈련이나 소방관 안전에 관한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 소방관들에게도 현장에서 화재의 세력이 강할 때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지식에 관한 지원이 부족하다”며 “화재 현장의 허점이 어딘지 찾을 수 있는 능력과 화세가 셀 때 어떻게 엎드려 기어 가야 하는지와 같은 실질적인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소방위는 현장 출동 경험이 적은 소방관이 현장 지휘관을 맡게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는 “내근 행정직을 하면 진급이 빨라 지휘팀장과 대응단장을 도맡게 된다”며 “현장 경험이 적은 내근직이 현장 지휘관이 되면 정작 화재가 발생한 건물의 특성이나 화재 진압 요령, 소방관 안전에 대한 감각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성소방관 1기’로 내년 정년을 앞둔 정은애 전 소방노조 위원장은 “현장과 행정 쿼터제를 통해 현장 소방관들이 지휘관으로 승진을 하는 체계를 만들거나 일정 기간 이상을 현장에서 복무한 사람들만 지휘관으로 승급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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