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스마트폰 넘어 AI 두뇌까지 설계 '반도체의 스위스'

최수문기자 기자 2024. 2. 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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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마존, 구글, 삼성전자, 엔비디아,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화웨이, 테슬라.

이들 세계적인 기업의 공통 특징 중 하나는 모두 한 회사의 고객사이거나 또는 투자사라는 점이다.

'Advanced RISC Machines'의 약자이기도 한 ARM는 전세계 거의 대부분의 반도체 회사에 설계를 제공한다.

"미중 무역전쟁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첨단 기술업계의 지형을 알기 위해서도, 반도체 강국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꼭 알아야 할 기업이 바로 ARM"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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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모든 것의 마이크로칩(제임스 애슈턴 지음, 생각의힘 펴냄)
삼성전자·애플·구글·화웨이 등
모든 빅테크와 거래 '중립 전략'
엔비디아에 매각 실패 스토리 담고
첨단 기술업계 지형 변화 예측도
세계 최고 반도체 설계社 집중해부
[서울경제]

애플, 아마존, 구글, 삼성전자, 엔비디아,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화웨이, 테슬라. 이들 세계적인 기업의 공통 특징 중 하나는 모두 한 회사의 고객사이거나 또는 투자사라는 점이다. 주인공은 영국의 마이크로칩(반도체) 설계 회사 ARM이다. ARM은 저전력 저비용 반도체 솔루션으로 노키아의 휴대전화 혁명을 가능케 했고, 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탑재됐으며, 이제 사용처가 데이터센터, 자동차, 그리고 인공지능(AI)으로 확대되고 있다.

신간 ‘ARM, 모든 것의 마이크로칩(원제 The everything blueprint)’은 ‘반도체 업계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영국 ARM의 역사를 통해 세계 반도체 시장을 분석 조망했다. ‘Advanced RISC Machines’의 약자이기도 한 ARM는 전세계 거의 대부분의 반도체 회사에 설계를 제공한다. 직접 반도체를 만드는 것은 아니니 누구와도 경쟁하거나 충돌하지 않는다. 대신 모두로부터 이익을 얻는 영리한 전략을 사용한다. 정치·외교적 중립국 스위스에 비유해 ‘반도체 업계의 스위스’라고 부르는 이유다.

ARM은 그야말로 모든 곳에 존재한다. 아이폰과 갤럭시 등 스마트폰의 프로세서AP는 거의 100% ARM 설계 기반이다. 테슬라의 전기차, 후가쿠 슈퍼컴퓨터, 아마존 클라우드와 MS와 구글도 ARM 기반 칩을 장착한 데이터센터를 운영한다.

ARM의 성공은 한편으로론 반도체 산업의 거대한 전환 덕분이다. 반도체산업의 초기에는 한 회사가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반도체 공장(팹) 하나를 만드는 데 200억 달러 이상 소요될 정도로 산업이 성장하고 기술이 발전한 오늘날에는 각 기업이 전문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세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기업으로 대만의 TSMC, 네덜란드의 ASML, 그리고 ARM이 있다.

TSMC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고객이 주문한 사양에 따라 반도체를 제조한다. ASML은 노광(빛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과정)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다.

그리고 설계 분야의 세계 최고 기업으로는 ARM이 꼽힌다.ARM은 애플이 ‘메시지패드’에 장착할 칩을 찾는 과정에서 애플을 포함한 주요 기업들의 합작회사로 1990년 출범한다. 메시지패드는 나중에 아이패드로 진화하는데 정작 애플은 2000년 ARM의 지분을 매각하고 손을 뗀다.

ARM은 처음부터 당시 인텔이 장악한 PC보다는 임베디드 기기 영역을 겨냥했고, 또한 모든 것을 다 하기보다는 설계의 기본 구성요소를 지식재산으로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 무언가 특화된 반도체를 개발하려는 업체들을 위해 ARM의 설계를 보편적으로 제공했다.

물론 잘나가던 ARM도 시련을 겪었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기술업계의 숨겨진 보석”이라며 중국 알리바바의 지분을 팔면서까지 2016년 인수했다. 이후 소프트뱅크의 재정난으로 미국 엔비디아에 매각하려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반도체 시장 빅테크들의 부정적인 입장과 함께 영국과 미국, 나아가 중국 정부까지 반대를 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에도 휘말리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엔비디아로의 매각은 결국 실패한다. 삼성전자의 인수설이 나오기도 했다. ARM이 너무나 중요했기 때문에 특정 기업의 손에 떨어지는 것을 다른 측에서 거부한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첨단 기술업계의 지형을 알기 위해서도, 반도체 강국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꼭 알아야 할 기업이 바로 ARM”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2만 7000원.

최수문기자 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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