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충돌·활주로 폭설사고 가상 현실로 극한 비행훈련"

조윤희 기자(choyh@mk.co.kr) 2024. 2. 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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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이륙에 성공한 비행기가 500피트 상공에 오르자마자 검은 새 떼와 충돌했다.

국내 공항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상황을 훈련하기 위해 교관이 시뮬레이터(SIM·모의비행훈련장치)에 입력한 설정값이다.

이날 훈련 현장을 안내하던 제주항공 관계자는 "버드 스트라이크는 지난 5년간 국내에서 500건이 넘게 발생했으며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에서는 겨울 철새가 이동하는 동계 시즌에 빈번히 발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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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시뮬레이터 현장
국내 LCC론 처음, 5년째 훈련
기체 흔들림 생생하게 재현
긴박한 상황서 소통 연습
제주항공의 오정환 기장(왼쪽)과 최형일 부기장이 시뮬레이터를 통해 폭설이 내리는 상황에서 제주항공에 착륙하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조윤희 기자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이륙에 성공한 비행기가 500피트 상공에 오르자마자 검은 새 떼와 충돌했다. 충돌 직후 새들이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기체가 크게 흔들렸다. 계기판에 1번 엔진의 이상을 알리는 빨간 알림등이 켜지자 조종사는 재빨리 문제가 된 엔진의 출력을 낮추고 긴급 회항하기로 결정했다.

인천국제공항도, 날아온 새 떼도, 엔진 사고도 모두 현실 상황은 아니다. 국내 공항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상황을 훈련하기 위해 교관이 시뮬레이터(SIM·모의비행훈련장치)에 입력한 설정값이다.

지난달 매일경제가 방문한 서울 강서구 하늘길 화물청사 제주항공 훈련센터에서는 제주항공 조종사들이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버드 스트라이크 사고 대응 훈련에 한창이었다. 이날 훈련 현장을 안내하던 제주항공 관계자는 "버드 스트라이크는 지난 5년간 국내에서 500건이 넘게 발생했으며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에서는 겨울 철새가 이동하는 동계 시즌에 빈번히 발생한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시뮬레이터 도입 5년 차를 맞았다. 2019년 2월 B737-800 시뮬레이터 1대를 도입한 이후 2022년 B737-8 시뮬레이터를 추가로 도입해 총 2대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시뮬레이터를 자체 보유하고 있는 곳은 제주항공이 유일하다.

제주항공은 자체 장비로 교육하며 수십억 원의 훈련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주력 사업인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는 차원에서 차세대 기종인 B737-8을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당 가격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시뮬레이터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시뮬레이터 조종석 앞 화면에서는 윈드시어(돌풍)나 눈비, 안개 등 극한의 기상 상황을 실제 상황처럼 보여준다. 제주도에 폭설이 내리거나 한파로 활주로가 얼어붙은 상황도 실제처럼 재현한다. 전 세계 모든 공항의 활주로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어 생생한 교육이 가능하다.

기장과 부기장 간 소통 역시 제주항공에서 강조하는 중요한 훈련 주제다. 이날 시뮬레이터 훈련을 진행한 제주항공의 오정환 기장과 최형일 부기장은 조정석에 앉을 때부터 일어날 때까지 쉬지 않고 운항 상황 등을 수시로 공유하는 모습이었다. 장익세 제주항공 SIM훈련팀장은 "기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주요한 덕목으로 기술적인 역량뿐 아니라 소통 능력을 꼽는다"고 강조했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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