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 날릴 위기 머스크 "텍사스로 법인 옮기겠다"

'스톡옵션 지급안' 무효 인정한
델라웨어주 법원 판결에 분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테슬라 법인 소재지를 미국 델라웨어주에서 텍사스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최근 델라웨어주 법원이 자신에 대한 수십조 원 규모의 스톡옵션 지급안을 두고 무효 판결을 내린 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머스크 CEO는 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투표 결과 텍사스로 가라는 의견이 압도적"이라며 "테슬라는 즉시 주주 투표를 거쳐 법인 소재지를 텍사스로 옮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31일 X 폴로어를 대상으로 테슬라 법인 소재지의 이전 여부를 투표에 부쳤고, 투표에 참가한 110만명 중 87.1%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최근 델라웨어주 법원에서 머스크 CEO가 받은 막대한 보수 지급안에 제동을 건 것이 이번 논의의 발단이 됐다. 지난달 30일 델라웨어주 법원은 테슬라 이사회가 2018년 승인한 머스크 CEO에 대한 보수 패키지 지급안을 두고 무효 판결을 내렸다.

당시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 CEO에게 추후 10년간 테슬라 주식 3억400만주를 주당 23.33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스톡옵션 권리를 부여한 바 있다. 스톡옵션 행사 가격을 제외한 현재 보수 패키지의 가치는 503억달러(약 66조5000억원)로 추산된다.

이 안건에 대해 테슬라 주식 9주를 보유한 어느 소액주주가 2022년 10월 "중요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델라웨어주 법원은 "승인 절차에 깊은 결함이 있었다"며 소액주주 손을 들어줬다.

[문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