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포항 힌남노 참사 관련 저수지 관계자 등 9명 기소

"전문가 조언, 광범위한 보완수사 통해 인재임을 규명"

[포항=뉴시스] 이무열 기자 = 6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해병대 특수수색대 대원들이 태풍 '힌남노'로 인해 지하 주차장에서 실종된 주민 7명을 찾는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2.09.06. lmy@newsis.com

[포항=뉴시스]안병철 기자 = 검찰이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 당시 경북 포항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참사와 관련해 저수지 관계자 등 9명을 재판에 넘겼다.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은 2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저수지 관리자 4명, 아파트 관리자·경비원 5명 등 총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 중 저수지 관리자 4명은 냉천 상류의 오어저수지와 진전저수지가 폭우로 인해 넘쳐 방류가 시작됐음에도 수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유관기관에 통보하지 않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저수지 관리자 4명 중 2명은 오어저수지를 관리하는 농어촌공사 포항울릉지사 관계자, 2명은 진전저수지를 관리하는 포항시 관계자다.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오어저수지의 경우 저수지 수위 계측기가 고장 난 사실을 알면서도 수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관리자 5명은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2곳의 관리사무소장 2명과 시설과장 1명, 경비원 2명이다.

이들은 태풍·호우 중에는 침수가 예상되는 건물의 지하공간 등 위험지역에 입주민의 접근을 금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입주민들이 침수 위험이 있는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안내방송 직후 냉천에서 범람한 물이 지하주차장으로 급격히 쏟아지고 혼잡한 상황이 됐음에도 주민에 대한 대피 안내나 추가 안내방송 등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2022년 9월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포항 냉천이 범람하면서 하천 인근 아파트단지 지하 주차장에서 안내방송을 듣고 차를 빼기 위해 간 주민 8명과 주택가에서 대피하던 주민 1명 등 모두 9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검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 저수지·냉천 등을 직접 조사하고 전문가 조언을 받는 등 광범위한 보완수사를 통해 재난 상황에서 인명피해 방지를 위한 피고인들의 의무를 방기함으로써 발생한 인재임을 규명했다"며 "피고인들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 유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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