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 없는 성장'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돌파구는
지난해 영업이익 120억원, 전년 대비 86% 감소
전기차 업황 부진·제품 공급과잉 따른 단가 하락
이차전지 음극재 소재 동박 생산업체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지난해 전기차 업황 부진과 제품 공급 과잉에 직격타를 맞았다. 매출은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이 급격히 감소해 내실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해외 시장 공략과 동시에 하이엔드 제품 위주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영업익 급락에 내실 흔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전년 동기(151억원) 대비 91.4% 급감했다. 전 분기(30%)와 비교해도 반토막 수준이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은 2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1% 증가했다.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이다. 이에 따라 수익성도 1%대 이하로 떨어졌다. 4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8.8%에서 크게 하락한 0.6%에 그쳤다.
4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크게 줄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120억원에 그쳤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151억원)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매출은 80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지만,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1.5%)까지 추락했다.
수익성 하락은 전기차 업황 부진과 제품 공급 과잉에 따른 단가 하락 탓이다. 최근 전 세계 동박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대거 진입해 물량 공세를 퍼부으며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이 힘들다고 보고, 경쟁 해소를 위해 미국·유럽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꾀하는 동시에 하이엔드 제품 중심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진행된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는 "미국의 경우 관세 등 중국업체에 매우 높은 진입 장벽이 있고, 미국 시장 내에서 안정적으로 고품질의 동박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매우 제한적"이라며 "유럽은 하이엔드 동박을 요구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중국 업체들이 저가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들의 하이엔드 제품 수요가 올라갈수록 저가 업체들은 많이 정리될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공급자가 확보할 수 있는 하이엔드 제품으로 현재 상황을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익성 회복 전략은?
올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고객 구조 다변화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라 매출이 증가하고 수익성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매출과 판매량 목표치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이다. 다만 시간은 조금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바닥을 다진 후 하반기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전망이다.
김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기획부문장은 "올해 1분기는 배터리사 수요에 일시적인 약세 흐름이 있어 2분기부터 매출이 큰 폭을 증가할 것"이라며 "1분기도 수익성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겠지만 하이엔드 초격차 기술, 신규 전략 고객의 판매 확대 등을 통해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장을 위한 투자도 지속한다. 앞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오는 2028년까지 총 3조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동박 생산량을 24만톤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위해 올해도 말레이시아 5, 6공장 증설에 230억원, 스페인 공장 설립에 18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한 프랑스 스타트업 엔와이어즈에도 260억원을 투입해 차세대 배터리 소재에 대한 투자를 이어간다.
김 대표는 "북미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이 가속화됨에 따라서 북미에 승인받은 업체가 미미한 상태에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입지는 더 공고히 될 것으로 보인다"며 "차별적 우위를 더욱 견고하게 하고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시장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NO. 1 하이엔드 동박 회사'가 되겠다"고 자신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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