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노동비용, 대기업의 63% 그쳐···"월급도 적은데 다른 일 떠맡기 일쑤"

박정현 기자 2024. 2. 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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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1년 내내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것과 달리 구직활동 중인 청년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해가 갈수록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가 확대될 뿐만 아니라 복지·안정성·전문성 등 모든 부분에서 중소기업에 취업해야 할 결정적인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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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인력난 심화···중기 외면하는 청년들
중기 선호도 3.6%로 갈수록 추락
월평균 복지비용 3배가량 차이
"대기업 취업 1순위 꼽을수밖에"
중견·중소기업이 공장을 유지할 최소한의 직원조차 부족한 극심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2일 국가산업단지가 있는 경기 안산시의 일자리센터 취업정보 게시판에 제조업 등 구인 공고는 잔뜩 게시돼 있지만, 청년 구직자들의 발걸음이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산=오승현 기자
[서울경제]

중소기업이 1년 내내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것과 달리 구직활동 중인 청년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해가 갈수록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가 확대될 뿐만 아니라 복지·안정성·전문성 등 모든 부분에서 중소기업에 취업해야 할 결정적인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3~34세 청년들은 대기업 취업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대기업 선호도가 27.4%로 가장 높았고 공기업, 국가기관이 각각 18.2%, 16.2%로 뒤를 이었다. 반면 중소기업 선호도는 3.6%로 5%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대기업 선호도가 2021년(21.6%) 대비 5.8%포인트 증가한 것과 달리 중소기업 선호도는 같은 기간 소폭 하락하는 등 중소기업에 대한 선호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처럼 청년들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양극화되고 있는 이유로 ‘임금 격차’와 ‘복지 부족’이 꼽힌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300인 이상 대기업의 1인당 월평균 노동비용은 760만 8000원인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482만 9700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여금 및 성과급 부문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대기업의 상여금 및 성과급은 148만 5500원이었지만 중소기업은 32만 8000원에 불과했다. 여기에 식사, 교통, 자녀 학비 등이 포함된 법정 외 복지비용은 대기업 40만 900원으로 중소기업(13만 6900원)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실상이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실제로 중소기업을 다니다 퇴직한 송 모(25) 씨는 “중소기업을 다니기 전에는 인식이 나쁜 편은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회사가 안정적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게 해주는지, 직원들의 복지를 보장해 주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래 담당하기로 한 직무 외에 여러가지 추가적인 업무를 맡게 하는 등 직무 전문성을 키우기 어려운 환경도 퇴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현재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김 모(23) 씨도 “높은 임금과 확실히 보장된 근로 환경, 복지 혜택, 이직 등을 생각했을 때 대기업 취업을 1순위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반면 중소기업은 근무 환경이나 복지, 급여는 물론 회사의 성장성까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견·중소기업의 구인난이 심화되며 산업단지 신규 입주기업이 1년 새 30% 급감했다. 2일 중견·중소 제조업 공장들이 밀집한 경기 안산국가산업단지 곳곳에 공장 매매·임대 현수막과 인력 알선 업체의 광고가 붙어있는 가운데 유동 인구가 없어 매우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산=오승현 기자
박정현 기자 kate@sedaily.com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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