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쿠키'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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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를 먹으라고요. 쿠키를 먹고 나갈 때쯤이면 훨씬 기분이 좋아질 거야."
영화 속 쿠키는 지식 덩어리를 상징한다.
하지만 이러한 쿠키는 오늘날 지탄의 대상이 됐다.
1999년 영화 매트릭스가 등장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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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를 먹으라고요. 쿠키를 먹고 나갈 때쯤이면 훨씬 기분이 좋아질 거야."
영화 매트릭스에 등장하는 예언자 '오라클'이 주인공 '네오'에게 던진 말이다. 영화 속 쿠키는 지식 덩어리를 상징한다. 또 인터넷 사용자가 특정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 생성되는 작은 데이터 파일을 가리킨다. 수많은 기업이 사용자 선호를 분석할 수 있고, 사용자가 이전에 입력한 정보를 기억할 필요가 없는 이유 역시 쿠키 덕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쿠키는 오늘날 지탄의 대상이 됐다.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사용자 동의 없이 저장되기 일쑤며, 컴퓨터 성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1999년 영화 매트릭스가 등장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인 것이다. 전 세계 곳곳에선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 캘리포니아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법 등과 같은 쿠키 철퇴 법이 마련됐다.
급기야 구글은 이달부터 크롬 브라우저에서 광고 회사들이 주로 쓰는 '제3자 쿠키'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광고 회사는 다양한 사이트를 돌아다니는 사용자를 추적하고자 사용자 컴퓨터에 쿠키를 심어두는데 차단된 것이다. 구글은 대안으로 '토픽'을 내놨다. 크롬 검색 기록을 토대로 사용자 관심사를 알려주는 기술이다. 하지만 토픽에 참여한 개발사들은 효율이 5분의 1밖에 안된다고 푸념한다.
쿠키에서 벗어난 사용자는 환호한다. 클릭 한 번 잘못해 웹사이트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도 계속 추격해 오는 지긋지긋한 광고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본주의 표상인 매트릭스 세계에 살고 있다. WARC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광고 시장은 올해 9635억달러(약 1286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표적을 상실한 광고는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려는 기업에 영향을 준다. 더 큰 이슈는 클릭하지 않았는데도 처음 접하는 이상한 광고들이 따라다니는 현상이다. "수익 몇백 배를 돌려준다"는 낚시성 광고가 기승을 부리는 것 역시 무관치 않다. 2024년은 '쿠키의 죽음'이 또 다른 풍선효과를 불러오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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