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클린스만 K-log] "붉은악마 앞에서 찰래요" 캡틴 SON 한 마디에 심판이 움직였다

김유미 기자 2024. 2. 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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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4만 관중도 무섭지 않았지만, 강한 집중력이 요구되는 승부차기 상황에선 아군의 응원이 절실했다.

전・후반 90분간 1-1로 비긴 양 팀은 연장전에도 승부를 내지 못한 채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결과는 한국의 4-2 승리였다.

애초 주심은 본부석 기준으로 왼쪽에 위치한 홈팀 골대 앞에서 승부차기를 진행하고자 했다.

손흥민이 직접 나선 덕분에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4만 관중을 마주보는 대신, 붉은악마를 마주한 채 승부차기에 나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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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도하/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의 4만 관중도 무섭지 않았지만, 강한 집중력이 요구되는 승부차기 상황에선 아군의 응원이 절실했다. 붉은악마 응원단을 마주보고 승부차기를 진행하기 위해 '캡틴' 손흥민이 심판 앞에 섰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1월 31일 새벽 1시(한국 시각)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과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렀다. 전・후반 90분간 1-1로 비긴 양 팀은 연장전에도 승부를 내지 못한 채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결과는 한국의 4-2 승리였다.

승부차기가 시작되기 전, 손흥민이 우즈베키스탄 출신 주심 일지즈 탄타셰프에게 다가가 무언가 대화를 나눴다. 그 대화 내용은 경기 하루 뒤 대표팀 관계자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졌다.

애초 주심은 본부석 기준으로 왼쪽에 위치한 홈팀 골대 앞에서 승부차기를 진행하고자 했다. FIFA(국제축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코인 토스를 통해 진영을 결정해야 하지만, 아시안컵 등 일부 대회에서는 자체 요강에 따라 주심이 임의로 장소를 결정할 수 있다고.

게다가 홈팀 벤치에서 가까운 골대 뒤편에 골키퍼 모션을 멋지게 잡을 수 있는 지미집이 설치되어 있었다. 만일 공식 중계사의 요청까지 있었다면 더욱 주심의 결정이 이해가 간다.

그러나 벤치 뒤편에는 수천 명의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이 자리했다. 경기 내내 열띤 응원을 벌인 이들은 북과 박수를 치고, 쉴 새 없이 점프하며 자국 대표팀을 응원했다. 한국 선수들이 승부차기 키커로 나설 때마다 엄청난 신경전과 방해공작을 펼칠 공산이 컸다.

손흥민은 두고보지 않았다. 주심에게 "왜 임의로 결정하느냐"라고 항의했고, 원칙대로 코인 토스로 승부차기 골대를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주심이 동의한 뒤 코인 토스가 진행됐고, 운이 좋게도 붉은악마가 자리한 한국 벤치에 가까운 골대에서 승부차기를 할 수 있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영향력 있고 영어도 가능한 주장 손흥민이기에 의견이 잘 수용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이 직접 나선 덕분에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4만 관중을 마주보는 대신, 붉은악마를 마주한 채 승부차기에 나설 수 있었다. 심리적인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캡틴'의 한 마디가 좋은 결과를 불러왔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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