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발잡이로 변신해 6전7기 끝 천적 넘어"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4. 2. 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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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 투수가 왼손으로 공을 던지는 것과 같은 변화를 택한 뒤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천적 장준을 제압하고 파리올림픽에 가는 '한국 태권도의 미래' 박태준의 이야기다.

지난 1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국내 선발전(3판2승제)에서 승리한 박태준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태준은 파리올림픽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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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행 출전권 따낸 박태준
58㎏급 선발전서 장준 제압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박태준이 이제는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세계태권도연맹

오른손 투수가 왼손으로 공을 던지는 것과 같은 변화를 택한 뒤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천적 장준을 제압하고 파리올림픽에 가는 '한국 태권도의 미래' 박태준의 이야기다.

지난 1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국내 선발전(3판2승제)에서 승리한 박태준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2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태권도 종주국 대표로 올림픽에 간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태권도 인생을 걸고 한 변화가 적중했다"며 "이제는 파리올림픽을 향해 힘차게 달려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종 결과는 승리였지만 준비 과정은 험난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장준에게 역대 전적에서 6전6패로 크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박태준은 부담을 갖고 있었다. 승리하기 위해 묘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그는 정을진 경희대 감독과 머리를 싸맸다.

연구 끝에 내린 결론은 스탠스에서 양발의 위치를 바꾸는 것이다. 사소한 변화처럼 보이지만 왼발을 앞에 두던 스탠스를 반대로 하는 건 쉽지 않다. 오른발을 내세우면 스텝, 발차기, 수비 등 모든 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박태준 역시 처음에는 새로운 스탠스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원하는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 날에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박태준에게 포기란 없었다. 올림픽이라는 오랜 꿈을 이룰 기회가 찾아온 만큼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했다.

결과는 박태준이 바라던 그대로였다.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장준을 상대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박태준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기를 잘한 것 같다. 준비 과정은 힘들었지만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은 있었다"며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모든 승리가 소중한데 이번 승리는 더욱더 특별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경기 시작이 아닌 중간에 변화를 준 건 전략이었다. 정 감독은 "처음부터 변화를 주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만큼 경기 중간에 양발의 위치를 바꿨다"며 "전략은 딱 맞아떨어졌고 승리를 차지했다. 변화를 주는 과정이 힘들었을 텐데 묵묵하게 이겨낸 박태준이 자랑스럽다"고 설명했다.

박태준은 일곱 살 때 친구를 따라 태권도장에 갔다가 우연히 태권도복을 입게 됐다. 중학교 시절부터 조금씩 이름을 알렸던 그는 고등학교 시절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고등학교 재학 당시 3년간 국내에서 진 건 단 한 번에 불과했다.

2022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그는 곧바로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2022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에 이어 지난해에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태권도 종주국의 국가대표가 됐다. 박태준은 파리올림픽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태권도 종주국의 대표라는 자부심을 갖고 금빛 발차기를 날리겠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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