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3개월 아기가 목 가누지 못하면 바로 병원 가세요”

안상현 기자 2024. 2. 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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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희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오!건강

조선일보의 고품격 의학 토크쇼 ‘명의의 전당’이 2일 소아 희소질환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채종희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와의 대담 통합본을 공개했다.

채 교수가 다루는 소아 희소질환은 7000여 종에 달한다. 다양한 근육병, 신경계 질환을 앓는 소아 환자들이 채 교수를 찾는다. 하루에 받는 외래 환자만 90~100명. 이들의 진단명은 70개 안팎으로 다양하다. 채 교수는 매일 점심시간도 없이 외래 진료를 본다고 한다. 그는 “아이들이 진료를 보러 오면 표정, 걸음걸이, 얼굴 모양부터 빠르게 살핀 뒤 울기 전에 빠르게 검사를 마친다”며 “아이의 증상에 맞춰 혈액·영상·유전자 검사를 진행한다”고 했다.

채 교수는 대표적 소아 희소 질환인 근육병을 새롭게 분류하고 유전자 검사 기술을 도입했다. 근육병 치료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빠른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게끔 체계를 구축한 인물로 꼽힌다. 채 교수가 의대를 마치고 소아과 의사로 일을 시작한 1990년대만 해도 대부분의 희소 질환은 치료가 어려웠다. 희소 근육병에 대해서는 병원에서도 “치료법이 없다. 잘 지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는 일본 국립정신신경센터에 유학을 간 뒤에야 이런 희소 질환을 다룰 실마리를 찾게 됐다. 채 교수는 “당시 일본에선 한 번도 본 적 없는 근육병까지 종류를 나눠 깊숙이 연구하고 있었다”며 “조직검사 하는 방법부터 배우며 희소 질환에 집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채종희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오!건강

채 교수가 언급한 대표적인 소아 희소 질환은 ‘척수성 근위축증’이 있다. 중추신경계로 감각을 전달하는 척수 내 ‘전각 세포’가 점점 퇴행하면서 운동 기능을 잃게 되는 질환으로, 소아 근육병 중 둘째로 많으면서 가장 높은 치명률을 갖고 있다. 채 교수는 “빠른 아이들은 생후 6개월 내에 증상이 나타난다”며 “낳자마자 힘이 없을 수도 있고, 젖을 빨거나 우는 힘이 약하거나 3개월 지나도 목을 가누지 못한다면 제1형(중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했다. 1형의 경우 치료를 받지 않으면 두 돌이 되기 전 거의 90%가 평생 인공호흡기를 달거나 사망하게 된다. 그만큼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채 교수는 “진단할 수 있는 걸 놓치면 의사도 뼈아프다”며 보호자가 아이의 운동 발달이 정체되는 느낌이면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내 최고 명의와의 한판 수다를 담은 ‘명의의 전당’은 조선일보 건강 전문 유튜브 채널 ‘오!건강’에서 찾아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chosunmedia_health 네이버에선 주소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 넣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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