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컴퍼스로 학대 18시간 결박에도…1·2심 "살인 고의 입증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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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10대 의붓아들을 신체·정신적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이 2심에서도 1심과 동일하게 살해 혐의는 무죄가 인정되면서 징역 17년을 받았다.
1심에서 논란이 됐던 '계모의 피해자 살해 고의성' 여부에 대해 2심은 원심 판단과 같이 아동학대법상 아동학대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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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어느 정도 가해져야 사망에 이를지 의학적 자료 없다"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인천에서 10대 의붓아들을 신체·정신적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이 2심에서도 1심과 동일하게 살해 혐의는 무죄가 인정되면서 징역 17년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 이지영 김슬기)는 2일 오후 2시30분 아동학대법·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계모 이모씨(44)와 친부 이모씨(41)에 대해 원심과 같이 징역 17년과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논란이 됐던 '계모의 피해자 살해 고의성' 여부에 대해 2심은 원심 판단과 같이 아동학대법상 아동학대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인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계모는 2023년 2월7일 11살 나이로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 사흘간 선반 받침용 봉과 플라스틱 옷걸이로 피해자 온몸을 수회 때리고 18시간 동안 피해자를 결박해 움직이지 못하게 했으며 피해자 다리와 몸 등을 연필 등으로 200회 넘게 찌르는 학대를 가했다.
1심은 "검사가 이 사건 범행 동기라고 주장하는 피해자 양육으로 인한 스트레스, 불만과 유산으로 인한 미움이 피고인으로 하여금 피해자 사망이라는 결과를 용인하는 의사를 형성할 정도 고의가 될 수 없다" 등 이유로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검찰은 2심에서 계모의 살해 고의성을 입증하기 위해 학대 도구를 가위, 젓가락, 컴퍼스 등으로 확대해 공소장을 변경하고 "피해자 몸에 남아있는 피멍 자국과 흉터를 본다면 누구라도 사망을 예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역시 "연필 등에 의한 상처로 피해자 사망이 촉진됐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려우나 어느 정도 (상처가) 가해져야 사망에 이를 정도인지 판단하는 의학적 자료가 없다"며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기 전 3일간 CCTV 모습에서 피해자가 결박된 모습 등이 관찰되나 그 정도로 사망을 예상하긴 어렵다"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가한 학대 정도나 방법 등을 보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까지 예견했다는 점이 합리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2심은 친부에 대해서도 "피고인은 계모의 피해자 폭행·학대를 실제 알았고 막을 수 있었음에도 막지 않고 동조하는 경향을 보였다. 추가 학대한 바도 있다"며 "2심에서 매일 같이 반성문을 내고 있지만 특별한 사정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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