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2군 전지훈련 출발, 그런데 김재호 계약 안 끝났다니… 최승용은 대표팀 탈락?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한 1군과 보조를 맞춰 두산 2군도 일본에서 기지개를 켠다. 그런데 베테랑 내야수 김재호(39)는 1군에 이어 2군 캠프 참가도 무산됐다. 계약이 끝나지 않아서다. 올해 선발진에서 큰 기대를 모으는 좌완 최승용(23) 또한 부상으로 당분간은 몸 관리에 나선다.
두산 베어스(사장 고영섭)는 보도자료를 내고 ‘퓨처스리그 선수단이 5일(월) 인천국제공항(OZ172)을 통해 전지훈련지인 일본 미야코지마로 향한다’고 2일 공식 발표했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1군 선수단은 1일부터 호주에서 전지훈련에 돌입했고, 2군 선수단도 추운 한국을 떠나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하는 것이다.
두산은 ‘캠프 참가 인원은 이정훈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10명, 선수 30명 등 총 40명이다. 투수조는 김명신, 김정우 등 16명이다. 포수조는 윤준호 등 3명이다. 내야수는 전민재, 여동건 등 6명의 선수가 참가하며 양찬열, 김태근 등 외야수 5명이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면서 ‘선수단은 2월 6일 미야코지마 이라부 구장에서 첫 훈련을 진행한다. 캠프 초반엔 기술 및 전술 훈련,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하고 중순 이후부터는 신일본제철 등과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귀국일은 3월 5일(OZ171)이다’고 캠프 일정을 설명했다.
그런데 두산의 마지막 설명에서 한 가지 의아한 대목도 있다. 두산은 ‘투수 최승용은 왼쪽 팔꿈치 피로 골절로 당분간 이천에서 재활한다. 3주 뒤 재검 후 훈련 스케줄을 짤 계획이다. 내야수 김재호는 연봉 미계약자 신분으로 추후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승용은 부상, 김재호는 연봉 협상이 끝나지 않아 1군은 물론 2군 캠프에도 참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당황스러운 김재호 미계약, 언제쯤 협상 마무리?
여전히 두산 내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베테랑 김재호는 두산의 재계약 대상자 중 아직 연봉 협상을 끝내지 못한 유일한 선수다. 캠프에서 연봉 협상을 하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대체적으로 KBO리그 구단은 캠프 출발 전 연봉 협상을 끝내지 못한 선수는 명단에서 일단 제외하는 경우가 많다. 김재호도 이런 케이스다.
중앙고를 졸업하고 2004년 두산의 1차 지명을 받은 김재호는 오랜 기간 두산의 유격수 자리를 지킨 핵심 선수다. 뛰어난 수비력과 정확한 콘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쟁력을 오랜 기간 증명하며 마흔이 다 된 나이에도 존재감을 보였다. KBO리그 1군 통산 1763경기에 나간 베테랑이며, 통산 0.272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베어스 프랜차이즈 역사상 김재호보다 오랜 기간 팀에 공헌하는 선수는 없으며, 1군 통산 출장 기록도 역대 1위다.
당시 주전 유격수였던 손시헌이 2014년 시즌을 앞두고 NC로 이적하자 본격적으로 주전 자리를 꿰찬 김재호는 두산 왕조의 핵심적인 선수로 큰 공헌을 했다. 2016년에는 주장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으며 여전히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수비력을 앞세워 팀 내야를 지키고 있다. 대표팀에서도 활약하며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 중 하나로 전성기를 달렸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골든글러브 수상자이기도 했다.
그런 김재호는 2017년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50억 원에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 행사를 마무리했다. 두산 왕조의 공신으로서 그만한 금액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2021년 시즌을 앞두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김재호는 3년간 총액 25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팀에 남았다. 그렇게 세 시즌이 지나 FA 계약은 끝났고, 2024년은 일반 연봉 협상을 해야 했다.
2022년 102경기에서 타율 0.215에 그치며 부진한 김재호는 2023년 시즌을 앞두고 젊은 내야수들의 도전에 직면했으나 오히려 후배들을 앞지르는 기량을 선보이며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91경기에서 타율 0.283, 출루율 0.376을 기록하며 타격 성적이 반등했고 수비에서도 어린 선수들보다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였다.
이 지점에서 두산과 김재호의 생각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선수들과는 연봉 협상을 속속 마쳤지만 김재호와는 1월이 끝날 때까지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두산은 KBO리그 등록선수 명단 제출 마감일인 1월 31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협상에 임했지만, 결국 협상이 공전되며 이 데드라인을 넘겼다. 이에 두산은 김재호를 미계약 보류선수로 신고했고, 1군에 이어 2군 캠프 명단에도 김재호를 넣지 않았다.
어쨌든 생각의 차이를 좁혀야 하는 가운데 양쪽이 생각하는 금액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1000~2000만 원 차이의 밀고 당기기는 아니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고 결국 캠프 제외라는 서로가 불편한 결과가 만들어졌다. 다만 두산은 김재호와 계속해서 협상을 이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라 결국은 계약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과정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과제로 보인다. 김재호의 지난해 연봉은 5억 원으로 삭감 대상자는 분명하며 삭감폭이 관건이다.
◆ 최승용 부상, 이승엽호 악재… ‘팀 코리아’ 명단에서도 탈락하나
한편 최승용의 부상은 이승엽호에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021년 두산의 2차 2라운드(전체 20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최승용은 꾸준히 1군에서의 자기 입지를 넓히던 중이었다. 2021년 15경기 출전에 이어 2022년에는 48경기에 나갔고, 지난해에는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기도 하는 등 34경기에서 3승6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100이닝을 돌파(111이닝)하기도 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최승용을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었다. 두 외국인 선수(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에 이어 확실한 토종 에이스인 곽빈까지 세 명의 선발은 확정했고, 네 번째로 확정 단계에 있었던 선수가 바로 최승용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신체검사에서 왼 팔꿈치에 피로 골절 증세가 발견돼 재활과 훈련을 병행했다. 두산은 최승용을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1군이 아닌 2군 캠프에 보내 컨디션을 조율하게 할 생각이었으나 캠프 전 신체검사에서도 아직 안정이 더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아 이번 2군 캠프 명단에서도 이름을 제외했다.
최승용은 3주 정도 더 안정을 취하고 향후 스케줄을 결정할 예정이다. 2월 중순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발 투수로 분류가 되어 있기에 자연히 투구 수를 끌어올리는 과정이 더 필요하고, 이에 개막전에 맞춰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두산의 다른 선발 후보군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이유다.
한편 최승용은 2일 KBO가 발표한 ‘팀 코리아’ 예비 명단 35인에 포함되어 있다. 팀 코리아는 ‘메이저리그 서울 시리즈’ 일정에 맞춰 방한할 LA 다저스‧샌디에이고와 연습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KBO는 “예비 명단 선발은 지난해 개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APBC에 참가해 국제대회 경험을 쌓으며 성장한 젊은 선수들로 구성했다”면서 “앞으로 리그를 이끌어갈 젊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의 뛰어난 선수들과 경기를 치르며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 2024 KBO 리그 및 11월에 있을 프리미어12, 2026 WBC 등 국제대회에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3월 중순까지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을 가능성이 떨어지고, 부상 경력이 있다는 점에서 소속팀 두산도 차출에 난색을 표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지난해 팀 불펜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던 김명신(31)은 1군이 아닌 2군 캠프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김명신은 지난해 70경기에 나가 79이닝을 던지며 3승3패1세이브24홀드 평균자책점 3.65의 좋은 활약을 펼쳤다. 홍건희 정철원과 더불어 팀 불펜을 지킨 든든한 투수였다.
그러나 몸 컨디션을 천천히 만들라는 배려 속에 1군이 아닌 2군에서 캠프를 시작한다. 김명신은 2021년 58경기에서 67이닝, 2022년 68경기에서 79⅔이닝, 그리고 지난해도 많은 이닝을 던졌다. 3년간 리그 최고 수준의 이닝을 소화한 만큼 급하게 몸을 만들면 탈이 날 수 있었다. 어차피 기량은 검증된 선수고 이승엽 감독의 구상에도 여전히 포함되어 있는 만큼 꼭 1군 캠프에 올 필요는 없었다. 2군에서 차분히 몸을 만든 뒤 미야자키 2차 캠프로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우완 김강률(36)도 비슷한 배려를 받았다. 한때 팀의 마무리 후보로도 뽑히는 등 팀 불펜의 핵심 자원이었던 김강률은 잦은 부상 속에 최근 두 시즌 동안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2022년은 26경기(24⅔이닝)에서 3승4패9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4.38, 지난해는 32경기(25⅔이닝)에서 1승1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4.21에 그쳤다. 충분히 자기 훈련 일정을 조절할 수 있는 베테랑이라는 점에서 차분한 몸 만들기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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