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피스텔·빌라 등 소유주들 대통령실에 규제 완화 촉구

정영희 기자 2024. 2. 2. 16: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아파트 수요자 지원해 다세대주택·오피스텔 피해
생활숙박시설 인·허가 승인한 지자체 부당한 이행강제금 부과 논란
전국레지던스연합회와 전국오피스텔협의회, 전국임대인연합회가 모여 구성된 전국비아파트총연맹이 비아파트 주거시설에 대한 규제 완화를 담은 국민청원의 조속한 이행을 요구하는 항의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지난달 10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이 비아파트 주거시설을 소유한 국민이 아닌 건설업체를 위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사진 제공=전국비아파트총연맹
오피스텔과 다세대·연립주택(빌라), 생활숙박시설 소유자들이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이어 대통령실 앞의 집단 집회를 열어 정부의 아파트 규제 완화 정책으로 발생한 피해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아파트 특례보금자리론 시행 등으로 분양 촉진이 이뤄진 반면에 서민·중산층의 내 집 마련이나 임대차 시장을 차지하는 비아파트 수요의 피해가 초래돼 탁상행정이라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해당 민원은 국회 국민동의청원 동의 수가 5만건을 넘으면서 규정에 따라 소관 상임위원회의 법안 검토를 거칠 예정이다.

2일 전국비아파트총연맹(이하 총연맹)은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비아파트 대책 마련을 둘러싼 국민청원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항의 시위를 개최했다. 총연맹은 이날 집회에서 1·10 부동산 대책의 실효성 미비를 비판했다.

정부가 주택공급 대책으로 내놓은 ▲신규 준공 비아파트 구매 시 세제 완화 ▲도시형생활주택의 방 규제 철폐 ▲신규 도시형생활주택의 주차장 규제 완화 ▲오피스텔 발코니 설치 등은 신축 물량에만 국한되는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총연맹 관계자는 "정부가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건축 규제 완화를 통해 주택공급 다양화를 추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다양한 아파트 대체재의 경계를 모호하게 할 뿐 다양화된 국민 주거수요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책"이라며 "사업자의 재고를 수요자에게 '떨이'하는 것으로 실제 시장의 99%를 차지하는 구축 시장 수요자와 공급자에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전국레지던스연합회와 전국오피스텔협의회, 전국임대인연합회는 총연맹을 결성해 정부에 비아파트 규제 완화 방안을 요구했다. 당시 총연맹은 임차인·임대인 상생을 위해 ▲전세보증보험 제도의 보완 ▲임대보증금 반환을 위한 다양한 옵션 마련 ▲시장 정상화를 위한 공급 유도 정책 등을 강조했다.

2021년 하반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며 정부는 건설사업자 지원을 위한 아파트 규제 완화를 시행했으나 비아파트의 주거시장 규제는 완화하지 않았다. 2023년 발표된 1·3 부동산 대책에 따라 오피스텔은 주택법상 주택이 아니라는 이유로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에서 제외됐다.

생활숙박시설 불법 거주자들을 구제하는 방안의 필요성도 제시됐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생숙을 주거형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할 경우 당초 지난해 말 부과 예정이던 이행강제금 처분을 올해까지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총연맹 측은 "주거 용도로 분양받아 실제 거주하고 있는 많은 이들이 정부의 갑작스러운 규제로 집을 잃게 됐다"고 지적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아지는 역전세난 심화로 보증사고가 증가하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해 5월 보증상한을 공시가격의 150%에서 126%로 축소했다. 이 같은 규제도 빌라 임대차시장에 혼란을 넘어 붕괴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총연맹의 입장이다. 전세보증보험 가입 기준이 되는 주택 기준가격이 공시가격의 140%로 낮다는 점도 지적됐다. 비아파트의 경우 시세 조사 표본이 적다 보니 보증금과 신규 보증금 차액이 클 경우 실거래가를 반영해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서울 용산구 남산 고도지구 전경/사진=머니S



국민동의청원 30일 내 5만명 이상 동의… 국회 상임위 심사 진행


총연맹은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비아파트 규제 완화 안건을 게재해 지난해 12월 공개 15일 만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30일 이내 100명의 찬성을 얻으면 7일 이내 청원 요건을 검토해 충족 시 공개가 가능하다. 공개일로부터 30일 안에 5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심사가 이뤄지고 심사에서 채택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총연맹은 이날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양성화법')의 시행도 촉구했다. 양성화법은 허가받은 면적 외에 사전신고나 허가 없이 건축물의 구조를 변경해 증축한 불법건축물을 구제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정됐다. 1981년 12일31일 처음으로 시행된 이후 여러 차례 한시 시행돼 수십만가구의 불법건축물이 합법화됐다.

정부가 양성화법을 마지막으로 시행한 것은 2014년이다. 위반건축물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안전 문제 해결, 도시 미관 개선과 국민의 재산권 보호, 분쟁 해결, 서민 주거안정을 등을 목적으로 시행한 바 있다. 이달 임시국회에서 상임위원회인 국토교통위원회 논의 대상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있다.

다수의 소유주들은 불법건축물 여부를 인지 못했다가 담당 공무원의 단속을 통해 알았다고 주장했다. '건축법' 위반 사실을 모르고 주택을 매수했거나 리모델링 사업자에 속아 발코니·베란다 등을 불법 증·개축한 경우 등이다. 소유주들이 건축물을 원상복구하거나 자진 철거할 때까지 이행강제금이 계속해서 부과될 수 있다. 때에 따라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총연맹 측은 건축법이 위반건축물의 현 소유주에게만 책임을 묻고 있어 불평등한 처벌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달에도 양성화법 집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총연맹 관계자는 "집 한 채를 보유하고 소액의 국민연금과 월세로 생활하는 노인들도 이행강제금 명목으로 200만원씩 내는 경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