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감독님과 오래 함께하려면"…'캡틴'으로 거듭난 영원한 '롯데맨' 전준우, 이제 개인 목표는 지웠다 [MD괌]

괌(미국) = 박승환 기자 2024. 2. 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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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전준우./괌(미국)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괌(미국) 박승환 기자] "좋은 감독님과 오래 하기 위해서는…"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는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2월 1일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괌에 입성했다. 이번 겨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원클럽맨'으로 남게 된 전준우는 '캡틴'이라는 중책을 안고 2024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전준우는 현재 롯데 자이언츠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지난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은 뒤 2010시즌부터 주전으로 도약하는데 성공, 줄곧 롯데 유니폼만 입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138경기에 출전해 154안타 17홈런 77타점 80득점 타율 0.312 OPS 0.852의 훌륭한 성적을 남기고 두 번째 FA 자격을 손에 넣었다.

KBO리그 통산 15시즌 동안 1616경기에 출전해 1812안타 196홈런 888타점 타율 0.300 OPS 0.829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방망이 소질만큼은 이견이 없었던 만큼 전준우는 이번 겨울 롯데가 아닌 타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전준우의 선택은 원클럽맨이었다. 전준우는 "롯데 원클럽맨으로 남으려고 한 만큼 타 팀과 구체적인 협상을 하지는 않았고, 할 시간도 없었다"며 4년 총액 47억원의 계약을 맺게 됐다.

당시 박준혁 단장은 "전준우는 프로 선수로서의 자기 관리와 팀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태도로 매년 뛰어난 성적을 냈고, 지금까지 한결같이 구단을 위해 헌신했다"며 "향후 팀의 고참으로서 우리 팀의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한다. 원클럽맨으로서 전통을 이어가는 선수로 지금의 계약보다, 더 긴 시간 함께 하고자 한다"고 고민 없이 전준우와 재계약을 맺은 이유를 밝혔다.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가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롯데 자이언츠

매년 치르는 스프링캠프지만 두 번째 FA 계약을 맺게 됐고, '주장'이라는 중책까지 맡은 뒤 신임 사령탑 김태형 감독과 함께 시작한 훈련을 어떤 느낌이었을까. 전준우는 "김태형 감독님과 처음 뵙고 훈련을 했는데, 감독님의 첫마디부터가 '상대를 이긴다고 생각해야 한다.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한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선수들이 그런 마음을 먹는다면, 다른 때와는 조금 다른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준우는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이후 선수단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는 말에 "속된 말로 알아서 기는 거다"라고 농담하며 "감독님 성향이 외국인 감독님과는 또 다르다. 어떻게 보면 선수들도 감독님의 성향을 익히 들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알아서 조금 더 파이팅 있게 훈련에 임하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다. 선수들이 의욕도 있는 것 같고, 좋은 에너지가 많이 생겼다"고 미소를 지었다.

첫 훈련이 종료된 후 전준우는 선수단을 불러 모아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선수들의 기강을 잡는 것이 아닌, 좋은 사령탑과 오래 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분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전준우는 FA 자격을 얻은 뒤 롯데와 재계약을 맺지 않은 상황에서도 김태형 감독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김태형 감독의 취임식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좋은 감독님이 오셨으니 당연히 잘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선수들이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좋은 감독님과 오래 함께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하기 때문에 그런 목적의식을 갖고 첫 훈련에 임했다"며 "우리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야 된다. 감독님께서도 그렇게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단 한 명도 빠짐없이 뭉쳐서 올 시즌을 치러보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롯데 자이언츠

지난해 롯데의 '캡틴'은 안치홍이 맡았다. 하지만 이번 겨울 한화 이글스로 이적하게 되면서 롯데의 주장은 공석이 됐다. 이에 '최고참' 전준우가 직접 나섰다. 전준우는 주장으로 선임된 배경을 묻자 "계약을 하고 감독님과 만났는데 '누가 해야겠냐?'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조금 머뭇거렸더니 '네가 해라'고 하셔서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했다"고 활짝 웃었다.

사실 전준우는 주장이 될 것이라는 느낌이 있었다고. 그는 "중간급 선수들 중에서 (노)진혁이, (유)강남이는 팀에 온지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기보다는 감독님이 새롭게 오셨고 '네가 하자'고 말씀해 주셨기 때문에 흔쾌히 승낙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두 번의 FA 계약을 맺은 전준우의 목표는 이제 단 한 가지 밖에 없다. 바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다. 그는 "몇 년 전부터는 개인적인 목표가 없어졌다. 감독님께서도 올해는 가을야구를 목표로 하셨고, 3년 안에 우승을 하겠다고 하셨기 때문에 내 목표도 당연히 우승이다. 감독님과 같은 생각을 가져야만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가신 만큼 감독님만의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된다. 경험이 많으시기 때문에 요소에서 경기를 풀어나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전준우는 "그동안 너무나 열광적인 롯데 팬분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고 생각한다. 2017년 이후 가을 야구를 못했기에 성적이 나와야 한다. 내가 잘해야만 팀 성적도 나올 수 있다. 팀이 잘할 수 있는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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