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폭발' 전력기기 3社…이익 호조에도 깊어지는 고민?
북미지역의 폭발적인 전력기기 수요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유례없는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다만 업계 내부에서는 환호보다는 고심의 분위기가 읽힌다. 지속성장을 위해 다음 스텝으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 전력기기 3사는 제품기술 고도화, 포트폴리오 확장, 수출 지역 다변화 등의 측면에서 각기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3사 모두 역대 최대 실적
변압기 등 전력기기 생산업체 HD현대일렉트릭은 2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이 2조7028억원, 영업이익 3152억원이었다고 발표했다. 매출이 전년대비 28.4%, 영업이익은 137% 증가한 수치로 둘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다. 앞서 효성중공업도 지난해 매출 4조3006억(전년대비 +22.52%), 영업이익 2578억원(+80%), LS일렉트릭은 매출 4조2305억원(+25.3%), 영업이익 3249억원(+73.3%)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사용한지 30년이 넘은 노후화된 미국 전력망의 교체, 미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붐, AI 등의 등장으로 인한 전력수요 증가세 등 모든 외부 요인이 전력기기 업체들을 위해 웃어주면서 실적이 ‘폭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기를 생산하면 이를 실제 가정이나 기업에 전송하기 위해 전압을 바꿔줘야 하는 변압기가 필요한데, 미국 시장에서 특히 변압기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내 변압기 수요량이 미국 지역 업체들의 생산능력을 뛰어넘으면서 국내업체들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국내 업체들은 그 다음을 바라보고 있다. 향후 미국내 변압기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미국 혹은 수출경쟁국인 일본, 독일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크게 늘리는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적 ‘피크아웃’을 피하려면 격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감대다.
HD현대일렉트릭은 태양광, 해상풍력 발전소 등에 특화된 친환경 변압기 기술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소재를 이용해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이 핵심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시도하고있다. 변압기 뿐 아니라 전기를 기업이나 가정으로 배분하는 배전기기 등의 매출 비중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4월부터 충북 청주시에 배전기기 공장 신설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전력기기 업체들에게 미래 수출 먹거리로 여겨지는 전자식 변성기로 실적을 한단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전력망의 상태를 확인해 사고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가 변성기인데 여기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효성은 전자식 변성기와 실제 전력을 차단하는 장치인 고압 차단기를 결합해 해외시장에 노크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북미지역 로컬 영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은 제품의 경쟁력만으로 승부했다면, 이제는 네트워크 기반을 더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의 경우 중간 에이전트나 대리점 등이 변압기 등의 수주를 주도하고, 또 안정적인 장기 수주 관행이 있는 만큼 네트워크 확장이 성장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먹거리 찾아 호주로, 유럽으로
전력기기 업체들은 북미 이외 지역을 향한 수출 다변화에도 힘쓰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중동 등에 이어 새로운 시장으로 호주를 택했다. 호주에 신규 지사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호주는 2022년 32%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82%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효성중공업이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지역은 유럽이다. 이달부터 네덜란드에 마련한 R&D 생산 기술센터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연구개발을 통해 유럽 요구에 맞는 전력기기를 개발해 유럽 각국으로 향하는 수주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LS일렉트릭 역시 유럽 수주 확대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ESS(에너지 저장장치) 사업으로 영국에 처음 진출한 LS일렉트릭은 변압과 동시에 직류-교류 변환이 가능한 반도체변압기 등을 통해 유럽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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