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동계올림픽 성공개최" 강원도의 힘
아시아 최초로 개최된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이 역대 최대 흥행몰이에 성공하며 14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는 6년 전 치러진 2018평창동계올림픽 레거시(유산)를 이어받은 상징적 의미와 강원도가 아시아 동계 스포츠의 중심지로 자리를 확고히 한 기회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
대회 폐막식이 열린 지난 1일 강원 강릉 올림픽파크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79개 국 1800여 명의 선수들의 열기로 가득찼다.
폐막식은 개막식 주제 '우리 함께 빛나자(Let us Shine)'를 이어 '다시 빛나자(Shine Again)'를 주제로 모두의 마음 속에 반짝이는 밝은 빛을 안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됐음을 알리며 마무리됐다.
늦은 밤 폐막식 현장을 찾은 청소년 선수들은 국적을 떠나 서로 따뜻한 격려와 향후 세계 무대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아낌없는 응원을 건넸다.
조직 위원회가 당초 예상했던 25만 명의 방문객을 훌쩍 뛰어넘은 50만 명이 이번 대회 기간 강원 강릉, 평창, 횡성, 정선 등 4개 지역 경기장을 찾으면서 '역대급 대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주간 치러진 이번 대회는 차세대 동계 스포츠 스타를 발굴해 낸 '성장 드라마'는 큰 감동을 선사했다. 설상과 빙상 경기장에서 자국을 대표한 선수들의 값진 메달 소식은 대회 열기를 고조시켰다.
성인 올림픽 무대와 달리 '승리'에만 집착하지 않는 청소년 선수들의 모습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대회 직전 경기 운영 인력들의 노로바이러스 확진으로 인한 감염병 전파 우려, 폭설과 한파로 인한 일부 대회 차질도 있었지만 관계당국의 발 빠른 대처는 빛났다. 24시간 대회장 곳곳을 누빈 경찰과 소방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노력도 안전한 대회를 치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자원봉사자 '샤인 크루(Shine Crew)'의 활약은 외신에서도 극찬을 받았다. '함께할 때 빛나는 우리'에서 따온 슬로건을 바탕으로 '빛나는 일원'을 지칭한 자원봉사자 1800여 명은 대회 마무리까지 수송, 숙박, 대회장 경기 안내, 통역, 문화 행사 등 대회 전반에서 활약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부실한 처우 문제로 보이콧 사태까지 겪었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자원봉사자들과 소통을 전담할 조직을 구성한 조직위의 대처도 큰 역할을 했다.
다만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식사, 처우 문제와 미흡한 한파 대처 등은 아쉬움으로 남기도 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레거시를 물려받은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까지 두 차례의 국제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만큼 남은 과제들도 적지 않다. 6년 전 올림픽이 치러진 뒤 애물단지로 전락한 경기장들의 유지비로만 연간 수십 억 원의 혈세가 투입됐던 만큼 앞으로 어떻게 시설들을 활용할 수 있을지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미 국제 무대를 치렀던 경험과 인프라를 갖춘 만큼 조만간 조선 왕릉 원형 복원을 위해 철거되는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의 대체 시설로 활용될 수 있도록 '유치 경쟁'에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현재 강원도내에서만 춘천, 원주, 철원, 강릉이 유치 도전에 나서면서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올림픽 유산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할 강원도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지 않는 모습도 아쉬운 대목이다.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가 향후 봅슬레이 스켈레톤연맹(IBSF)와 아카데미 설립을 추진해 올림픽 시설을 활용하기로 하면서 아시아 지역 썰매 종목이 활성화될 수 있는 점은 괄목할 만한 성과다.
다시 한번 두번째 성화가 꺼졌다. 이번 올림픽이 '강원'과 '대한민국'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였던 만큼 남은 '올림픽 레거시'를 활용해 국내외 동계 스포츠 대회 개최와 선수 육성을 위한 훈련시설 활용 등 강원도와 정부의 동계 스포츠 유산 계승을 위한 고민이 또 한번 필요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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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CBS 구본호 기자 bon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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