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한 양소영에 “비겁한 변절”이라는 野 청년들…“민주당을 먹잇감으로 삼지 말라”

김동환 2024. 2. 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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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영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 2일 탈당…‘개혁미래당’으로 합류
“양소영 위원장의 결정에 참담” “동지를 전장에 버리고 비겁하게 변절” 등 비난 쏟아져
양소영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탈당해 ‘개혁미래당(가칭)’에 입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때 더불어민주당 혁신 촉구 기자회견에 나섰다가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딸)’의 집중포화를 맞았던 양소영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이 2일 당과의 연을 끝내고 탈당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비이재명계 의원 주축 ‘미래대연합’이 오는 4일 ‘개혁미래당’이라는 가칭으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 예정인데, 양 위원장은 개혁미래당에서 청년최고위원직과 함께 집행 권한이 있는 청년당의 대표를 겸직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청년위원회 등은 ‘이름값 올리려 지리멸렬한 내부총질 싸움을 하는 건 올바른 청년정치가 아니다’라거나 ‘전국대학생위원회 동지들을 전장에 버려두고 비겁하게 변절했다’ 등 양 위원장을 겨냥한 맹비난을 쏟아냈다.

양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어 “20대를 함께한 민주당에 작별을 고한다”며 “민주주의를 지키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민주당이 제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지만,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에서 이 모든 것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이어 “거대양당 체제 속에서 누려온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겠다”며 “불체포 권리 포기 등 이 대표가 약속한 정치 개혁 발언을 믿었지만, 그 약속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어기고도 설명조차 하지 않았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이재명만을 위한 민주당에서는 권력에 추종하는 것이 제1의 우선순위였다”며 “더 이상 거대 양당체제에 기대서 국민을 협박하는 정치에 동참할 생각이 없다”고 개혁미래당 합류 배경도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양 위원장은 본인에게 당직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할 수 없다고 통보한 인물이 최근 분당갑 출마를 선언한 김지호 전 당대표 정무조정부실장이라고 밝혔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 코인 문제에 관한 기자회견 후 호출이 있었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재명이네 마을’에 올라온 글을 보여줬으며, 직무를 더 이상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는 압박을 자신이 받았다면서다.

앞서 양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특정 목소리에 휘둘리는 정당에서 벗어나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당으로 변해야 한다”며 이 대표 면전에서 발언해 개딸의 집중포화를 맞았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불시 초대돼 ‘당신이 사람XX냐’ 등 욕설까지 들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같은 해 5월 양 위원장 등 전국 시·도당 대학생위원장 17명은 기자회견에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 의원의 코인 보유 논란을 비판하고 민주당의 혁신을 촉구한 바 있다.

민주당 전국 시·도당 청년위원회는 2일 기자회견에서 “오랜 시간 함께해온 동지, 양소영 위원장이 민주당 둥지를 떠나 새로운 곳으로 합류했다는 이야기와 기자회견을 접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당내에서 청년들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오랜 시간 함께 고민해왔기에 양소영 위원장 결정이 더욱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면서도 청년위원회는 “민주당 청년당이 실패했다고 생각하느냐”며 “청년정치인이라는 이름으로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려 애쓰는 사람이 무수히 많았는데, 왜 그들의 노력을 개인의 잣대로 실패로 규정하느냐”고 양 위원장에게 따져 물었다. 계속해서 “내 이름값 올리기 위해 지리멸렬한 내부총질 싸움을 하는 건 올바른 청년정치가 아니다”라며 “부디 이번 총선에서는 민주당 청년당 전체를 먹잇감으로 삼아 내 배 불릴 기회로 삼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이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을 겨냥한 공격으로 자신의 이름값 높이지 말라는 경고로 해석됐다.

김종우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수석부위원장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양소영 위원장의 탈당은 개인의 영달을 위해 생사고락을 함께해온 전국대학생위원회 동지들을 전장에 버려두고 비겁하게 변절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의 폭주가 심화하고 이를 막아 세울 제22대 총선이 68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의 이러한 결정에 매우 참담한 마음”이라고도 언급했다. 당헌과 당규에 따라 소임을 충실히 다하겠다고 밝힌 김 수석부위원장은 “현재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수습하고 다가오는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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