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尹 대선승리 '한강벨트' 선점하라…국힘 후보들 과열

한상희 기자 2024. 2. 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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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동을 하태경 이영 이혜훈. 마포갑 최승재 조정훈 등 공천 경쟁
"한강벨트 재개발 이슈 후 상당한 우세 지역 부상…한동훈 바람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86일 남은 15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종합상황실이 개소한 가운데 관계자가 지나가고 있다. (공동취재) 2024.1.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4년 전 총선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했지만 2년 뒤 대선 때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표를 준 '한강 벨트'에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이 몰려들고 있다.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68일 앞으로 다가온 2일 서울 마포·용산·성동·광진·동작 등 한강과 맞닿아 있는 한강 벨트 9개 지역구에 여권 인사들의 출사표가 이어지고 있다.

한강 벨트는 21대 총선에서 용산을 제외하고 민주당이 모두 차지했지만, 20대 대선에서는 마포와 광진을과 광진갑을 제외한 곳에서 윤 대통령 득표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보다 많았다. 대선 3개월 뒤 치러진 지방선거에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9곳 모두 승리했다.

특히 한강변을 끼고 있는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은 재개발 이전에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으나, 신축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면서 보수세가 강해졌다. 이에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해볼 만한 접전지라고 보고 후보들이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도부도 '한강 벨트' 탈환에 전력을 기울고 있다. 보수정당이 서울 강남권에서, 진보정당이 강북권에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특정정당 지지세가 뚜렷하지 않은 한강벨트에서 승패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기에 반드시 탈환해야 한다.

그중 가장 치열한 곳은 중·성동을이다. 하태경 의원과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혜훈 전 등 전·현직 의원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하 의원은 앞서 종로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당 지도부가 "수도권 인물난이 심해 경쟁력 있는 인적 자원이 부족하니 지역구를 조정해 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해 출마지를 변경했다고 한다.

이 지역은 앞서 지상욱 전 당협위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이번 총선 전략공천 지역이 됐다. 바로 옆 중·성동갑에서는 윤희숙 전 의원이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상대로 도전장을 던졌다. 이곳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험지 서초을로 지역을 옮기면서 공석이 됐다.

중·성동을 현역은 박성준 민주당 의원으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득표율 차(4.7%포인트)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지난 대선에서도 성동구는 윤 대통령이 10%p 내외 격차를 보이며 낙승했고, 중구에서도 5%p 이상 차로 승리하면서 도전해볼 만하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마포갑도 비슷한 상황이다. 최승재·조정훈 의원, 신지호 전 의원까지 전·현직 의원 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마포갑 출마를 저울질하던 이용호 의원은 방향을 틀어 험지 서대문갑 출마로 입장을 선회했다. 민주당이 강세인 접전지로 분류되지만 현역인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무주공산'이 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마포을에서는 김경율 비대위원이 친명(친이재명) 핵심 정청래 최고위원을 상대로 도전장을 던졌다. 김성동 전 의원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마포구는 2010년대 이전 선거에서는 서울 내에서 민주당세가 가장 강한 지역 중 한 곳이었지만,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판세가 바뀌어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이 2.53%p차로 신승했다. 다만 마포을의 경우 보수정당이 지난 5번 총선에서 단 한 번 승리했을 만큼 야당 지지세가 높아 험지 중 험지로 분류된다.

용산이 지역구인 4선 권영세 의원은 지난해 7월 입각한 의원 중 가장 먼저 국회로 돌아와 표밭을 갈고 있다. 용산구는 지난 총선에서 한강 벨트 중 미래통합당이 승리한 유일한 곳으로 대선에서는 15%p 넘는 넉넉한 차이로 윤 대통령이 이겼다.

동작을은 나경원 전 의원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두 여성 중진이 맞붙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동작을은 지난 총선 당시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나 전 의원을 꺾었지만 지난 대선에선 약 5%p차로 윤 대통령이 이긴 곳이다.

광진을에선 오세훈 서울시장 측근 오신환 전 의원이, 광진갑에선 김병민 전 최고위원이 각각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과 전혜숙 민주당 의원에 도전장을 냈다. 광진구는 민주당계 텃밭이었으나, 한강변을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하며 보수세가 강해졌다. 대선에서는 1.63%p차로 윤 대통령이 신승했다.

당내에선 한강 벨트에서 분위기를 띄워 서울 전역에 바람을 일으키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김선동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이후 바닥 민심이 굉장히 많이 좋아졌다"며 "한강 벨트 지역은 재개발 이슈 이후 젊은 층에서도 호응이 좋아져서 후보만 뒷받침된다면 상당한 우세를 보일 수 있는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3일까지 전국 253개 지역구 출마 후보자의 공천 신청을 받는다.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도 이날 경기 성남 분당을 지역구에 공천 신청을 했다. 현역은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지만, 분당구는 보수세가 강해 양지로 분류된다. 지난 대선에서도 윤 대통령이 12%p 넘는 차이로 이겼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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