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과감하고 발칙한 19금 드라마가 있었던가('LTNS')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4. 2. 2. 15:4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가 6부작으로 마무리 됐다.

19금 드라마라고 하면 어딘가 '선정성'을 먼저 떠올리지만, 가 그런 느낌을 전혀 주지 않았던 건 그만큼 사회적 맥락을 은유한 블랙코미디적 요소가 담겨 있어 보는 내내 유쾌한 웃음을 줬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국내에서는 많이 시도되지 않았던 19금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으로서 는 분명 하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LTNS’, 안재홍과 이솜의 19금 연기 야하지만 웃기고 짠했던 건

[엔터미디어=정덕현]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LTNS>가 6부작으로 마무리 됐다. 짧지만 군더더기 없는 마무리다. '롱 타임 노 섹스'라는 제목처럼 현실에 치여 섹스할 여유조차 없는 부부가, 불륜을 하는 이들을 추적해 돈을 뜯어낸다는 설정의 이 드라마는 그저 자극적인 19금드라마가 아닌 사회적 의미를 담은 블랙코미디로 그려졌다. 더할 나위 없이 '고자극' 상황들과 대사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그저 야한 드라마가 아니라 뒤통수를 치는 웃음이 있는 드라마가 된 이유다.

첫 에피소드로 등장한 사무엘(안재홍)의 친구 정수(이학주)가 "사랑이 두 개 일 수가 있다"며 두 개까지는 사랑이고 세 개부터는 아니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드러나듯이, 이 작품은 불륜과 섹스 또한 가진 자들이 더 많이 갖는 선택으로 그려냈다. N포세대가 경제적 여력이 없어 연애도 결혼도 포기하는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불륜도 여력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걸 블랙 코미디로 그려낸 것.

그래서 이 섹스리스 부부가 불륜을 저지르는 이들을 추적하고 돈을 뜯어내는 과정은 마치 이런 세상에 대한 항변처럼 표현됐다. 대출까지 해서 아파트를 구입했지만 아파트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오르는 현실 때문에 쪼들리는 삶을 살다 섹스조차 하지 못하는 부부가 된 이들의 눈에 불륜을 하는 자들은 더 많이 가져 여력이 되는 자들로 비춰진다. 그래서 그들에게 돈을 뜯어내는 일은 범법행위지만 정당한 일처럼 여겨진다.

흥미로운 건 5,6화에서 사무엘과 우진의 불륜 에피소드가 담긴다는 점이다. 사무엘이 옆집 여자 민수(옥자연)와 정서적 불륜을 저지르고, 그 사실을 알고 민수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우진이 사무엘과 치고 받는 말다툼 끝에 우진이 과거 저질렀던 단 한 번의 불륜 사실까지 드러난다. 그래서 두 사람은 정서적 불륜이 더 나쁜가 아니면 단 한 차례의 육체적 불륜이 더 나쁜가 하는 걸로 심하게 다투고 결국 이혼하게 된다.

이혼하고 결국 애물단지가 됐던 아파트까지 팔면서 두 사람은 각자의 삶으로 돌아갔지만 서로에 대한 감정은 여전히 남았다. 그래서 우진을 너무나 잘 아는 사무엘은 크리스마스에 그녀가 혼자 있을 걸 알고 집을 찾아온다. 그리고 두 사람은 드디어 섹스를 하게 되는데, 그 상황 역시 사회적 함의가 담겨 있다. 결혼이 결국 현실을 만들고 그래서 아파트로 대변되는 쪼들리는 삶 속에서 섹스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지만, 이혼 후 모든 게 정리되면서 이제 섹스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

두 사람이 문득 깨달은 듯, "그런데 우리 이혼했잖아"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섹스는 할 수 있짆아"라고 긍정하는 대목도 그렇다. 현실에 지쳐 결혼도 하기 힘든 현실이지만 그 현실 속에서도 사랑은 할 수 있다는 걸 이 마지막 장면을 빌어 에둘러 표현한다. 무거운 현실이 밑그림처럼 그려진 작품이지만, 끝까지 유쾌한 희망을 던지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19금 드라마라고 하면 어딘가 '선정성'을 먼저 떠올리지만, <LTNS>가 그런 느낌을 전혀 주지 않았던 건 그만큼 사회적 맥락을 은유한 블랙코미디적 요소가 담겨 있어 보는 내내 유쾌한 웃음을 줬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국내에서는 많이 시도되지 않았던 19금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으로서 <LTNS>는 분명 하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특히 안재홍과 이솜의 끝까지 가는 19금 연기는 때론 야하면서도 때론 웃기고 때론 슬플 정도로 복합적인 감정들을 끌어내줬다는 점에서 칭찬받을 만하다. 어색함 없이 실제 현실 부부 같은 케미를 과감한 연기로 보여줬다. 그 혼신의 연기가 있어 <LTNS>의 유쾌하면서도 발칙한 분위기가 가능할 수 있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티빙]

Copyright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