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대회 중 고소는 악질"…무고죄로 '맞고소', 일본 대표팀도 퇴출 철회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성범죄 혐의로 고소당한 일본 축구 대표팀 공격수 이토 준야(스타드 랭스)가 무고를 주장하며 피해 여성들을 역고소했다.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이토 측은 성폭행 혐의가 허위라는 주장이 담긴 고소장을 1일 냈고 경찰이 수리했다.
이토 측은 "아시안컵이라는 큰 대회가 진행 중에 이렇게 고소를 한 것은 매우 악질적이다"며 "동의가 있었거나 없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허위 고소 혐의로 고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피해 여성 측 대리인은 "객관적인 증거를 확인했고 피해 신고를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에 허위 고소가 아니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번 피해로 1명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앓고 있으며 다른 1명에게도 심신에 중대한 지장이 일어났다. (이토의 이번 역고소로) 피해자들은 한층 더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피해자들로부터 청취뿐만 아니라 당사자들간 라인(메신저) 교환 등 진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했다며 허위 고소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간 신조'를 포함한 일본 현지 매체들은 일본이 16강전을 벌인 당일 이토 준야가 성범죄 가해자로 고소됐다는 사실을 일제히 보도했다. 이토가 지난해 6월 A매치 경기를 마치고 일본 오사카에서 20대 A씨를 포함한 여성 두 명에게 술을 마시게 했고 호텔 안으로 들어와 상대방 동의없이 성관계를 했다는 의혹이다. 매체들은 "A씨는 6월 대표팀 평가전 당시에 이토 준야를 만났는데, 만취 상태에서 이토 준야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31일(한국시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바레인과 16강전이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이토 준야에 대한 물음에 "가능하면 자세한 것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아직 전체 내용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 이 자리에선 대답할 수 없다"며 "조사한 후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보도에서 A씨는 "만취 상태에서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토의 몸이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당시 이토는 오사카에서 열린 페루 대표팀과 친선경기를 위해 일본에 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상대방에 사과를 요구했지만 이토 측이 합의 하에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면서 변호사를 선임하고 형사 고소를 택했다.
유럽 5대 리그 중 하나인 프랑스 리그앙 랭스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는 이토는 모리야스호에서도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2017년 일본 대표팀에 승선한 뒤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부터 일본 대표팀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더니 주전급 공격수로 성장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을 제외한 전 경기에 선발로 출전하며 모리야스 감독을 도왔다.
이토를 향한 모리야스 감독의 신임은 이번 대회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토는 베트남과 조별리그 1차전과 이라크와 조별리그 2차전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이라크와 경기에서 경고 때문인지 16강을 확정지어놓은 채 치른 인도네시아와 경기엔 후반 86분에야 도안 리츠와 교체되어 4분 가량 그라운드를 밟았다.
모리야스호 핵심인 만큼 토너먼트인 바레인과 경기에선 선발 출전이 예상됐으나 여론을 의식한듯 모리야스 감독은 이토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으며, 교체로도 출전시키지 않았다. 일본은 이토 없이 치른 이 경기에서 바레인을 3-1로 따돌리고 8강에 올랐다.
비록 8강 진출 티켓을 따냈지만 이번 사태로 선수단 내 분위기는 흉흉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본축구협회(JFA)는 1일 "이토에 대한 보도와 관련해 당사자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이토의 심신까지 고려해 오늘부로 대표팀을 떠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하루 뒤인 2일 일본축구협회는 이토 준야의 대표팀 소집 해제 결정을 취소하기로 했다. 야마모토 마사쿠니 일본 대표팀 단장은 일본축구협회 회의에서 이토 거취를 놓고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순식간에 이토의 퇴출을 취소한데는 선수단 의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가진 회의에서 2023 카타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이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형성됐다. 마모토 야마모토 일본 대표팀 단장은 이러한 목소리를 일본축구협회에 전했고, 기존 발표를 뒤집어 이토를 대표팀에 남기기로 정했다. 왔다갔다하는 일본축구협회 행정에 일본 내 여론도 들끓고 있다. 오히려 이토의 '성범죄 혐의' 논란을 더 키우는 모양새가 됐다.
불과 하루 전에 밝힌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지난 1일 일본축구협회는 "이토에 대한 보도와 관련해 당사자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이토의 심신까지 고려해 오늘부로 대표팀을 떠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요르단을 3-1로 비교적 쉽게 이겼다. 이토를 대신해 선발 출전한 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가 선제골을 넣은 가운데 이강인의 절친인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의 추가 득점으로 승기를 잡았다. 요르단이 스즈키 자이온(신트 트라위던) 골키퍼의 실수를 틈타 따라붙었지만 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의 쐐기골로 3-1 승리를 챙겼다.
다음 상대인 이란은 만만치 않다. 한국, 일본, 호주 등과 함께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지는 팀이다. 이란은 16강에서 복병 시리아와 연장 120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5-3으로 꺾었다. 일본과 이란은 FIFA 랭킹에 있어 AFC 가맹국 중 1, 2위를 자랑한다. 현 시점 아시아 최고의 팀들이 붙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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