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은 줄일수록, 운동은 늘릴수록 좋다
‘신체활동의 역설’이란 말이 있다. 운동처럼 여가 시간에 하는 신체활동은 건강에 이로운데 직업적인 신체활동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처럼 ‘노동은 줄일수록, 운동은 늘릴수록’ 좋다는 점을 재확인한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도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강모열 교수 연구팀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신체활동이 건강과 노동능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역학과 건강’에 게재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진은 직장인 5501명을 분석해 신체활동의 성격이 여가 또는 직업적 활동인지에 따라 노동능력·생산성을 증감시키는 영향이 전혀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신체활동은 심혈관질환, 당뇨, 암, 골다공증 같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정신건강에도 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활동이 직업과 연관됐을 땐 심혈관질환이나 당뇨의 위험을 높이는 등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역설적인 결과도 제시된 바 있다.
연구진은 여기에 더해 건강과 관련된 노동생산성 및 노동능력에 대해서도 이 역설이 동일하게 적용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 여가 시간에 신체활동으로 소모하는 에너지가 많을수록 노동능력은 높아지고, 건강과 관련된 노동생산성 손실은 줄어드는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직업적인 신체활동에서 쓰는 에너지 양이 많으면 노동능력은 낮아지고,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은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직업적인 신체활동을 많이 하는 60세 이상 노동자는 여가 시간 신체활동을 늘릴 경우 다른 연령대와 달리 노동능력이 감소하고 건강 관련 노동생산성 손실은 증가했다.
강모열 교수는 “60세 이상이라면 직장에서의 신체 부담이 클 경우 운동과 같은 여가 시간의 신체활동은 더 하지 않는 편이 유익할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는 운동과 같은 여가 시간의 신체활동이 신체·정신적 건강을 증진해 노동능력과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연구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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