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니코틴 살인사건’ 징역 30년에서 무죄로…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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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아들과 함께 살던 48살 남성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건 2021년 5월.
평소 전자담배를 피우던 A 씨가 니코틴 원액을 넣은 음식물을 남편에게 먹였다고 봤습니다.
오늘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재판부는 "의식이 뚜렷한 피해자에게 니코틴이 많이 든 물을 발각되지 않고 마시게 하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판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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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아들과 함께 살던 48살 남성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건 2021년 5월.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니코틴 중독이었습니다.
수사기관은 숨진 남성의 아내 A 씨를 살해 피의자로 지목했습니다. 평소 전자담배를 피우던 A 씨가 니코틴 원액을 넣은 음식물을 남편에게 먹였다고 봤습니다.
사망 전날 남성은 아내가 만든 미숫가루와 흰죽을 먹은 뒤 고통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갔고, 다음 날 새벽 귀가해 아내가 건넨 찬물을 마신 뒤 숨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A 씨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1심과 2심 법원은 A 씨에게 징역 30년의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다른 남성과 내연 관계를 유지하던 A 씨가 남편의 재산과 사망보험금을 노려 계획 살인을 했다고 본 겁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그리고 오늘(2일), A 씨는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 "고농도 니코틴 몰래 마시게 하기 어려워"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치사량 이상의 고농도 니코틴을 몰래 마시게 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 말초 혈액에서 검출된 니코틴 농도에 비추어 볼 때 흰죽과 찬물을 이용했다면 고농도 니코틴 원액이 필요해 보인다"며 "니코틴을 음용할 경우 혓바닥을 찌르거나 혓바닥이 타는 통증이 느껴져 이를 몰래 음용하게 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공통된 전문가 의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1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재판부와 검찰은 법정에서 니코틴 용액을 직접 시음했고, 재판장은 "박하 향이 굉장히 강하게 나면서 아리는 듯한 맛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재판부는 "의식이 뚜렷한 피해자에게 니코틴이 많이 든 물을 발각되지 않고 마시게 하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판시했습니다.
■"자살 가능성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워"
재판부는 피해자의 자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아내 A 씨의 불륜 사실을 알고 피해자가 자살을 시도한 적 있고, 가정의 경제적 문제, 부친과의 불화 등으로 심리적으로 불안정했을 가능성이 있단 겁니다.
"피고인이 오랜 기간 내연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살 시도한 적 있고, 가정의 경제적 문제, 사망 무렵 부친과의 불화 후 '부모 의절'을 검색하는 등 여러 문제로 피해자의 불안정 정서가 심화했을 가능성이 인정된다."
- 파기환송심 재판부
아울러 재판부는 A 씨의 살해 동기에 대해서도 "6세 아들을 두고 가정 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을 감내하고 남편을 살해했을 만한 동기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A 씨는 오늘 무죄를 선고받아 곧바로 석방됩니다.
A 씨 변호인은 "처음부터 피고인을 범인으로 잘못 지정해 수사 방향이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며 "열 사람의 범인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사람의 무고한 사람을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기본 원리에 의해 재판부가 무죄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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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기자 (eyer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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