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생체종별] “지역방어 폐지” vs “현행대로 유지” 유소년 지도자들의 생각은?
몇년 전부터 지역방어 금지 규정을 추진해왔던 협회에서도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지난 해 대회부터 지역방어를 금지 룰을 신설했다. 1일부터 충청북도 제천시 일대에서 개막한 자연치유도시제천 2024 전국 종별 생활체육 농구대잔치에도 지역방어를 금지시킨 규정이 눈에 띈다. 2024년도 유소년 농구대회 대회 참가 규정에는 ‘유저부, 유고부, 중학부는 지역방어를 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렇다면 지도자와 선수들은 바뀐 규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A 유소년 농구클럽 코치는 “성장하는 농구 꿈나무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수비법이다. 기본적으로 맨-투-맨 수비가 1이라고 하면 지역방어는 1에서 0.5를 더 응용해야 하는 수비법이다. 고로 맨 투 맨을 잘 이해해야 지역방어 수비도 잘할 수 있다고 본다”며 “또, 코너, 윙, 탑 등 위치를 정하고 하는 수비법이기 때문에 창의성이나 응용력도 떨어질 수 있다. 3자 입장에서 봤을 때도 뭔가 아이들을 가둬 놓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재미가 반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B 유소년 농구클럽의 코치는 지역방어 금지 룰이 반드시 제도화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고로 WKBL이 주관하는 WKBL 유소년 농구클럽 리그전에서는 지역방어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 시엔 1차 경고, 2차부터는 벌칙(자유투+공격권)을 부여하고 있다.
B 코치는 "KBL 주관 유소년 대회는 이미 지역방어가 폐지된지 오래다. 다만, 협회 주관 대회에선 아직까지 지역방어 금지 룰이 권고사항일 뿐 완전히 정착된 건 아니다. 꿈나무들의 성장 그리고 더 나아가 농구 발전을 위해서라면 하루 빨리 제도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지역방어 룰이 체력적으로 덜 힘든데다 난이도 역시 맨-투-맨보다 쉬울 수 있다. 다만, 아이들의 농구력 향상이나 스킬적인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는 저해하는 요소라고 본다. 사실 지금은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지역방어를 서더라도 경고만 줄 뿐, 이와 관련된 페널티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계도기를 거쳐 이 룰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페널티 규정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C 유소년 농구클럽 코치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지역방어 금지 룰 적용이 농구의 진정한 묘미를 앗아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C 코치는 "강제성 없이 현행대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지역방어가 있는 대회도 있고 없는 대회도 있는데 대회마다 특색이 있는 것이다. 또, 약팀이 강팀을 꺾는게 스포츠의 묘미인데 맨-투-맨 수비만 해서는 약팀이 강팀을 꺾기가 어렵다. 예전보다 지역방어 비중이 작아졌다고 한들 어쨌든 아이들이 성인이 돼서도 알아야 하는 수비법이다"고 했다.
선수들의 의견도 대부분 이와 비슷했으나, 맨투맨 수비 전략이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의견도 더러 있었다.
바뀐 규정에 혼란을 겪고 있다는 A 군은 "지역방어를 하다가 맨투맨 수비는 처음 해본다. 처음이라 그런지 자기 수비를 찾느라 힘들었다. 상대를 계속 따라다녀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규정이 바뀐 만큼 연습을 통해 차차 적응해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B군도 "일단 공격에서 찬스가 많이 생긴다. 저 같은 경우에는 평소에 1대1 공격에 약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대회부터 1대1 공격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농구의 재미를 알아가고 있다"고 했다.
무엇이 정답이라고 단정짓기는 힘들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대부분의 지도자 혹은 관계자들이 지역방어를 금지시킨 걸 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소년 농구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협회. 그 중심에는 '지역방어 NO!'가 포함되어 있었다. 선수들이 바뀐 룰에 적응하고 룰이 제도화 된다면 꿈나무들의 농구력 성장은 물론 한국 농구 저변 확대의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이다.
#사진_배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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