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에 두바이, 아부다비 밖에 없다고? [파일럿 Johan의 아라비안나이트]

2024. 2. 2. 14: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샤르자(Sharjah) 당일투어 코스추천

[파일럿 johan의 아라비안나이트-8]

아랍에미리트(UAE)에 오는 사람이라면 보통 두바이(Dubai) 혹은 아부다비(Abu Dhabi) 이렇게 두 개 도시중에 하나를 들린다. 아부다비는 정치의 수도요, 두바이는 경제수도이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과 뉴욕의 관계라 보면 이해가 쉽겠다.

하지만 최근들어 한국인에게 두바이, 아부다비 말고 UAE의 다른 도시가 알려지기 시작했으니, 바로 ‘샤르자(Sharjah)’다. 샤르자는 아부다비와 두바이에 이어 아랍에미리트 내에서 세 번째로 큰 토후국이다. UAE 내에서 행정을 담당하는 아부다비와 경제를 상징하는 두바이에 이어 샤르자는 문화에 특화돼 있다. 그래서 별명도 ‘UAE의 문화수도’다.

샤르자는 유네스코가 1998년 ‘아랍의 문화 수도(Cultural Capital of the Arab World)’로, 2014년에는 ‘이슬람 문화 수도(Capital of Islamic Culture)’로, 2019년에는 ‘세계 책의 수도(World Book Capital)’로 각각 선정했다. 샤르자가 매해 개최하는 ‘샤르자국제도서전’ 역시 세계 최대 도서전으로 꼽히고 있다. 샤르자 내에는 고대 및 현대 예술을 소개하는 박물관만 30개 이상이 있다.

그렇다고 문화시설만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껏 두바이와 아부다비에 가려져서 그렇지 생각보다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곳이 샤르자다. 때가 덜타고 사람들도 붐비지 않아 가성비도 좋다. UAE에서 1박2일의 자유시간이 주어졌을 때 이러한 샤르자를 둘러볼 수 있다면 어디가 좋을지 정리해봤다.

1. 샤르자 사파리 (Sharjah Safari)

<샤르자 사파리 입구>
지난 2022년 개장한 따끈따끈한 ‘신상’ 사파리로 아프리카 대륙을 제외한 사파리 중 가장 큰 규모의 사파리로 기록돼 있는 곳이다.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120종 이상의 동물과 조류, 파충류,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최대 50,000마리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새를 제외한 거의 모든 동물들이 울타리 없이 돌아다니기에 사파리 차를 타고 돌아다녀야만 즐길 수 있다.

샤르자 사파리에서는 아프리카의 환경을 크게 구역들로 나눴다. 예컨대 첫 번째 구역인 “아프리카(To Africa)”에서는 방문객들이 인도양의 아프리카 동부 해안을 따라 흩어져 있는 섬과 군도 고유의 야생 동물을 탐험할 수 있는 독특한 산책 경험을 제공한다. 두 번째 지역인 사헬(Sahel) 지역은 사막, 목초지, 다양한 야생동물로 대표되는데, 대서양 연안에서 동쪽의 에리트레아와 홍해 그리고 북쪽의 사하라 사막과 남쪽의 사바나 사이의 야생동물들이 이곳에 머물고 있다.

<직접 이렇게 사파리 내 동물들과도 소통할 수 있다>
특히 가족들과 오면 더 좋은 곳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침 일찍 갔었는데, 사람들도 많이 없고 마치 전세낸 것처럼 사파리 전체를 즐길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돌아보면서 ‘왜 이렇게 좋은 곳을 잘 홍보를 하지 않을까?’란 궁금증이 생겼는데, 사람이 많아서 북적이는 곳보다 최소한의 손님들만 받고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유지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게 아닐까 싶었다. 어차피 샤르자 국왕이 설립한 곳이라 사실상 개인 소유 동물원이나 다름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입장가격은 약 1만~4만원 선.

2. 믈레이하 고대유적지 센터 (Mleiha Archaeological Centre)

<믈레이하 유적지 일부>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볼만한 곳으로, 평상시 부족했던 문화자본을 채울 수 있는 곳이다. 믈레이하(Mleiha) 유적지는 20세기 UAE의 최대 고고학 발굴 성과중 하나로 꼽힌다. 고대 인도와 중동 사이의 중개무역에서 인도에서 출발한 상품들이 이곳에 모였다가 다시 중동 전역과 지중해로 퍼졌다고 한다. 택배들이 한곳에 모이는 물류센터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겠다.

우리돈으로 약 8000원정도를 지불하면 박물관에 입장할 수 있는데, 가이드 투어를 이용하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선사시대 고고학적 발견에 대한 성과들이 잘 나타나 있으니 가서 찬찬히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박물관 꼭대기에 올라가면 선사시대 유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원래 더 크고 넒게 퍼져 있으나 유네스코에서 아직 발굴이 끝나지 않은 관계로 출입제한을 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곳이다.

<믈레이하 사막에서 바라본 일몰 직전 모습>
이곳만 들리기 아깝다면 믈레이하 센터에서 운영하는 사막 사파리 및 저녁식사도 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사막 사파리를 달리면서 일몰을 보고, 아무 불빛이 없는 사막 한 가운데서 아랍식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는 패키지가 약 20만~30만원선이다. 날이 좋으면 망원경으로 별도 관측할 수 있다. 필자가 봤을 때는 목성과 토성 그리고 오리온 자리와 시리우스 등의 별자리들도 또렷하게 보였다. 지상에서 아둥바둥하면서 살면서 욕심을 부렸던 내 자신을 겸허하게 반성하면서 메말랐던 감성도 촉촉해진 시간이었다.

3. 문 리트릿 샤르자 (Moon Retreat by Sharjah Collection)

<문 리트윗 샤르자 객실 내부. 전용 온수풀이 눈에 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정말로 고요하게 힐링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소다. 문 리트윗 샤르자는 사막 한 가운데 위치한 돔형 호텔이다. 마치 영화 ‘마션’에서나 볼 법한 이글루형의 독립된 객실이 사막 한 가운데 듬성듬성 위치해 있다.

이곳의 특징이라면 자연과 하나가 되어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으며, 돔끼리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모든 손님이 프라이버시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사막 한 가운데 있기 때문에 정말로 고요하며, 특히 커플끼리 가면 정말 완벽한 로맨스를 위한 배경을 선사해준다. 불빛 하나 없는 고요한 사막 한 가운데 위치한 객실에 별이 쏟아지는 환경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단 둘이 있다고 상상해보자.

<완벽하게 외부와 차단된 채 프라이버시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저녁에는 별을 바라보면서 캠프파이어와 바베큐 파티를, 그리고 아침에는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일출 트레킹을 즐길 수 있어 가족여행으로도 제격이다. 바베큐 고기는 직접 사와도 되고, 패키지에 포함돼 있는 것을 먹어도 된다. 어떤 돔에는 온수형 개인전용 수영장까지 있으니 잘 활용해보자. 가격은 1박에 약 30만~50만원 선이다.

[원요환 UAE항공사 파일럿 (前매일경제 기자)]

john.won320@gmail.com

아랍 항공 전문가와 함께 중동으로 떠나시죠! 매일경제 기자출신으로 현재 중동 외항사 파일럿으로 일하고 있는 필자가 복잡하고 생소한 중동지역을 생생하고 쉽게 읽어드립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