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일본이 '성범죄 혐의' 이토 퇴출 번복한 이유…"아시안컵 우승 위해 필요해"

맹봉주 기자 2024. 2. 2. 14:4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이토 준야.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악재가 더 커지고 있다. 오락가락하는 일본축구협회의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일본축구협회(JFA)는 2일(이하 한국시간) 이토 준야의 대표팀 소집 해제 결정을 취소하기로 했다. 야마모토 마사쿠니 일본 대표팀 단장은 일본축구협회 회의에서 이토 거취를 놓고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불과 하루 전에 밝힌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지난 1일 일본축구협회는 "이토에 대한 보도와 관련해 당사자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이토의 심신까지 고려해 오늘부로 대표팀을 떠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순식간에 이토의 퇴출을 취소한데는 선수단 의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가진 회의에서 2023 카타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이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형성됐다. 마모토 야마모토 일본 대표팀 단장은 이러한 목소리를 일본축구협회에 전했고, 기존 발표를 뒤집어 이토를 대표팀에 남기기로 정했다. 왔다갔다하는 일본축구협회 행정에 일본 내 여론도 들끓고 있다. 오히려 이토의 '성범죄 혐의' 논란을 더 키우는 모양새가 됐다.

앞서 일본 언론 '주간 신조'는 이토가 지난해 여성을 성폭행을 한 혐의로 고소됐다고 전했다. 이토는 작년 6월 오사카에서 여성 2명에게 술을 마시게 한 뒤 호텔에서 상대방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이다. 당시 이토는 A매치 페루전을 위해 오사카에 체류하고 있었다.

이토를 고소한 20대 여성 A씨는 "만취 상태에서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토의 몸이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A씨는 수차례 사과를 요구했지만 이토 측은 합의 하에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한다. 이에 A씨는 변호사를 선임하고 형사 고소를 택했다.

이란과 8강전을 앞두고 있는 일본에게 먹구름이 끼었다. 현재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카타르에 머물고 있는 이토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허위 주장 혐의로 맞고소를 했다. 일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이토의 대리인은 오사카부 경찰에 맞고소장을 제출했고, 여성 A씨의 진술이 부자연스럽게 바뀌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또, 성폭행에 관한 물적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은 이토와 관련해 "미디어에 나온 내용은 파악하고 있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지 못해 어떠한 것도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토도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8강에서 강호 이란을 상대해야 하는 일본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악재였다. 이토는 모리야스호 일본 대표팀의 핵심 자원이다. 2017년 처음 일본 대표팀에 승선한 뒤 지금까지 꾸준히 주요 공격수로 활약했다. 모리야스 감독이 부임한 뒤 더욱 입지를 굳혔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선발 출전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토는 조별리그 베트남과 1차전, 이라크와 2차전 모두 선발 출전했다. 인도네시아와 최종전에서는 이라크전에서 받은 경고를 고려해 종료 4분 전에야 투입됐다. 요르단과 16강전에선 뛰지 않았다.

일본은 요르단을 3-1로 비교적 쉽게 이겼다. 이토를 대신해 선발 출전한 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가 선제골을 넣은 가운데 이강인의 절친인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의 추가 득점으로 승기를 잡았다. 요르단이 스즈키 자이온(신트 트라위던) 골키퍼의 실수를 틈타 따라붙었지만 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의 쐐기골로 3-1 승리를 챙겼다.

다음 상대인 이란은 만만치 않다. 한국, 일본, 호주 등과 함께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지는 팀이다. 이란은 16강에서 복병 시리아와 연장 120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5-3으로 꺾었다. 일본과 이란은 FIFA 랭킹에 있어 AFC 가맹국 중 1, 2위를 자랑한다. 현 시점 아시아 최고의 팀들이 붙는 셈이다.

그런 가운데 이토 문제가 불거졌다. 선수단 분위기 뒤숭숭하다. 일본 축구 팬들 사이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일본으로선 최악의 흐름 속에 3일 이란과 8강전을 맞이하게 됐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