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근무 인니 기술자 ‘KF-21 보라매’ 자료 빼돌리려다 적발

USB 여러개로 담아 나가다가 적발
“일일보고서 형태의 일반 자료 범주”
아직 군사기밀 자료는 발견 안 돼

국산 전투기인 KF-21. 연합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개발에 참여 중인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이 KF-21 관련 내부 자료를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담아 유출하려다가 적발됐다. 정부는 합동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아직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문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방위사업청과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은 지난달 17일 방대한 양의 내부 자료를 여러 개의 미인가 USB에 담아 나가려다가 KAI 출입검색대에서 적발됐다.

KAI는 정보 당국에 통보했고 현재 국정원과 방첩사령부, 방위사업청의 합동 조사가 진행 중인데 아직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자료는 식별되지 않았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군사기밀 보호법이나 방위산업기술 보호법에 저촉될 만한 소지는 적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통화에서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은 항공기 계통별 전문 엔지니어들이다. 공부를 해야 하니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본 것과 교육받은 것을 아마 거주지에 가서 적은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것들이 누적돼있는 일일보고서 형태의 자료들이 USB에 담겨있었던 것 같다. 흔히 일반 자료라고 얘기할 수 있는 범주”라고 말했다.

자료 중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있는지, KAI 내부 규정 등을 추가로 위반한 사항은 없는지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해당 기술자들에 대해서는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인도네시아는 2016년부터 KF-21 공동 개발에 참여했지만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현재까지 사업분담금 약 990억 원을 연체하고 있다. 애초 인도네시아는 KF-21 개발비의 20% 수준인 1조6245억원을 2026년 6월까지 부담하고 시제기 1대와 기술자료 등을 이전받기로 했다. 현재 KAI에 상주 근무하는 인도네시아 기술자는 10여 명 규모라고 KAI 관계자는 전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