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수습’ KIA 재정비 속도로 움직일, 2024 ‘상위권 판도’[안승호의 PM 6:29]

안승호 기자 2024. 2. 2. 14:1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IA 향후 행보로 연동될 ‘상위권 운명’
준비 과정 감독 공백, ‘부정적 사례’ 있어
베테랑 그룹, 새 시즌 자신감은 긍정요소
지난 30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KIA 심재학 단장이 스프링캠프로 출발하는 선수들을 배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지난해 사령탑 첫 시즌을 보내면서 큰 대가를 치르고 값진 공부를 했다. 4월까지는 5할 승부로 잘 싸웠지만, 쏟아지는 변수 속에 뎁스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힘겨운 장기전을 벌였다. 삼성은 오프시즌 외부 영입으로 전력 빈 곳을 채운 상황. 그러나 삼성을 확실한 ‘5강’으로 보는 눈은 아직도 많지 않다. 박 감독은 지난 1월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지난해 경험을 토대로 관련 주제에 대한 시각을 이렇게 정리했다.

“현시점에서 밖에서 보는 평가가 나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는 변수의 게임이다. 변수를 줄이는 게임이다. 가진 전력을 최대한 잘 쓰는 팀이 나중에는 결국 위에 있을 것이다.”

변수로 보자면, 10개구단 모두와 연동될 수 있는 대형 변수가 터졌다. 세이버매트릭스를 활용한 각구단의 자체 분석을 포함한 새 시즌 전력 평가에서 대체로 우승 후보로 분류됐던 KIA 김종국 감독이 금품수수 혐의로 지휘봉을 놓은 여파가 KIA의 시즌 준비 과정에 어떻게 나타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KIA는 새 외국인투수 경기력에 따라 좁게는 디펜딩 챔피언 LG와 2강으로 평가되까지도 했다. 넓게는 KT, NC 등과 확실한 5강 팀으로 분류되던 중이었다.

프로야구에서 감독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크지 않다는 목소리도 꽤 있다. 그러나 감독의 경기 영향력을 투수나 타자의 기록처럼 단순 수치화하기는 어렵다. 예컨대 선수단의 분위기, 집중력, 긴장감 같은 ‘느낌’으로 읽히는 전력 요소들은 결국 감독의 움직임 하나하나에서 비롯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으로 차명석 LG 단장은 “첫 우승은 팀 전력으로 만들 수 있지만, 2번째 우승 그리고 왕조는 감독의 철학이 있어야 만들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의 KIA처럼 돌발 변수가 튀어나온 경우는 KBO리그 역사에 없지만, 스프링캠프에서의 감독 공백이 시즌 레이스에 부정적으로 나타난 경우는 종종 있었다. 2009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을 결승까지 이끈 김인식 감독은 한국야구사에 큰 공적을 남겼지만, 소속팀 한화의 캠프를 비울 수밖에 없던 후유증을 겪었다. 2008년 승률 0.508를 찍었던 한화는 2009년에는 승률 0.346로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공교롭지만 지난해 이른 봄 WBC 대표팀을 이끈 이강철 감독의 소속팀 KT 역시 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떨어질 만큼 고전했다.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30일 지난 호주 캔버라로 떠나고자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KIA는 발 빠르게 새 감독 후보군을 리스트업을 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참고할 사례조차 없다는 것이 후보군 선정 작업과 최종 선택을 모두 어렵게 한다. 타이거즈 출신 레전드 이종범 전 코치 이름이 ‘상식선’에서 우선 거론된 것도 ‘비상시국’이라는 전제로 적임자를 떠올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종범’은 국면 전환에 특효인 ‘빅네임 효과’와 바로 연결되는 이름이다.

더불어 구단 내부에서 비중을 두는 대목은 겨우내 구체화한 구상을 ‘온전히’ 이어갈 수 있는 인물을 낙점하는 것이다. 현장감 있는, 또는 최근 감독 이력이 있는 이름들이 수면 아래서 여럿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KIA는 이미 세팅된 코칭스태프 변화를 최소화한 가운데 새 감독을 맞아야한다. 새 감독의 색깔보다는 현재 팀 색깔을 유연하게 살려갈 수 있는 인물을 찾아야 한다.

이 또한 쉬운 작업이 아니지만, 최형우 양현종 나성범 등 베테랑 선수들이 올시즌 승부에 하나같이 구체적인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다. 이들은 스포츠경향 야구전문 채널 ‘최강볼펜’에서 최근 소개된 담당기자와 인터뷰를 통해 새 시즌 목표를 상향 조정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감독 공백 속에 이들이 한동안 팀 분위기를 지탱할 힘을 갖춘 것으로도 보인다.



KIA는 어떤 답을 내놓을까. KIA의 운명만을 가를 일은 사실 아니다. KIA의 추후 행보로 새 시즌 상위권 판도는 물론, 다른 팀들의 레이스도 연동돼 움직일 수 있다. 너무도 일찍, ‘큰 변수’가 하나 나왔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