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처럼 살면서 보호 아동들 성추행…두 얼굴 목사의 말로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청소년 복지시설을 운영하며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상습 성추행한 50대 목사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박주영)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경기 남양주시 소재 청소년 그룹홈 원장인 50대 A 목사에게 전날 징역 4년 형을 선고했다. 아동들에게 반복적으로 술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시설 대표이자 후임 원장인 60대 B 목사에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시설 안에서 보호와 교육 대신 친근함을 가장한 추행과 성희롱이 일어났다"며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피고인의 범행은 죄책감 없었고 사회적·윤리적 비난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 목사는 2017년부터 3년 넘도록 그룹홈 소속 아동들의 신체를 만지는 등 추행하고, B 목사와 반복적으로 아동들에게 술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청소년 그룹홈은 가정폭력·성폭력 등으로 가정이 해체돼 보호가 필요한 아동·청소년을 위한 소규모 공동 생활가정이다.

검찰은 A 목사에게 징역 7년 6개월, B 목사에게 징역 1년 형을 선고해 달라고 구형했으나 1심 판결에서 형량이 낮게 나오자 불복해 항소했다.

의정부지검 관계자는 "피고인들이 대부분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피해 아동들을 양육하고 보호해야 하는 지위에 있음에도 이를 망각했다"며 "죄질이 불량한 점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죄에 상응하는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기 위해 항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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