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모를 찾아서' 흰동가리, 줄무늬 몇개인지 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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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도 산수를 할 줄 안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열대어 흰동가리(클라운 아네모네피시)가 다른 물고기의 줄무늬 개수를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흰동가리는 자신의 집과 사회질서를 위협할 가능성이 높은 존재를 공격한다"며 "말미잘에 거주하는 것을 선호하는 흰동가리가 자신처럼 말미잘을 좋아하는 동종의 침범을 막기 위해 줄무늬 개수를 인지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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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도 산수를 할 줄 안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열대어 흰동가리(클라운 아네모네피시)가 다른 물고기의 줄무늬 개수를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나 하야시 일본 오키나와과학기술대학원대 박사 연구팀은 흰동가리가 줄무늬 개수를 기준으로 침입자를 판단하는 능력을 보인다고 국제학술지 ‘실험생물학저널’에 2일 발표했다.
물고기는 기억력이 3초만 유지된다는 오해로 인해 바다를 별생각 없이 유영하고 다니는 동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물고기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우수한 인지능력을 갖고 있다.
흰동가리는 전체적으로 주황색을 띠는 몸에 흰색 줄무늬가 있다. 연구팀은 수족관에 흰색 줄무늬가 3개인 흰동가리를 넣고 거주지를 마련하도록 했다. 그리고 줄무늬가 0~3개인 흰동가리 종을 같은 수족관에 넣었다.
그 결과 거주지에 머물고 있던 흰동가리는 자신의 서식지로 찾아온 흰동가리 중 3개의 줄무늬를 가진 흰동가리를 가장 많이 공격하는 행동을 보였다. 줄무늬가 없는 흰동가리를 공격하는 빈도가 가장 낮았다.
연구팀은 줄무늬를 그려넣은 물고기 모형으로도 실험을 진행했다. 그러자 흰동가리는 줄무늬가 3개인 플라스틱 물고기를 줄무늬가 1개인 살아있는 흰동가리보다 10배 자주 물고 쫓는 행동을 보였다. 흰동가리는 줄무늬 개수를 기준으로 침입자를 판단한다는 결정적인 실험 결과다.
흰동가리는 귀여운 외모를 갖고 있지만 공격성이 매우 강한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자신의 거주지에 다른 물고기가 침범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피가 날 정도로 침입자를 물어뜯고 내쫓는 행동을 한다.
연구팀은 “흰동가리는 자신의 집과 사회질서를 위협할 가능성이 높은 존재를 공격한다”며 “말미잘에 거주하는 것을 선호하는 흰동가리가 자신처럼 말미잘을 좋아하는 동종의 침범을 막기 위해 줄무늬 개수를 인지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흰동가리는 28종이 존재하는데 자신과 같은 거주 형태를 선호하는 동종을 특히 경계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흰동가리 군집에서 가장 큰 몸집을 가진 구성원이 침입자를 내쫓는 역할을 맡도록 한다는 점도 발견했다. 흰동가리는 줄무늬 개수를 인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특정 구성원이 침입자를 공격하는 계층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물고기는 지능이 낮은 동물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숫자를 인지하고 엄격한 사회적 위계질서를 유지하는 능력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는 아직도 해양 생태계와 생명체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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