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세액공제, 법 못 고치면 올해가 끝…"환급 도입해야" 목소리도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도 수원 장안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 주제로 열린 세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1.15.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가 올해부터 HBM(고대역폭메모리)을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해 관련 R&D(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기업의 세금을 깎아준다. 그러나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제도 자체가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라 자칫 '1년짜리 지원'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제도 일몰 연장을 추진 중이지만 법률 개정 사안이라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 일각에선 차제에 법률을 개정해 일몰을 연장하는 한편 '세액 환급' 등 추가 지원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정부에 따르면 HBM을 국가전략기술 세부 기술에 포함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시행령 개정안이 이달 말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될 예정이다.

정부는 반도체·이차전지 등 국가전략기술 중 세부 기술을 정해 기업이 해당 시설 또는 R&D에 투자할 때 투자액에 비례해 일정 금액을 법인세에서 깎아준다. 우리 기업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 제고와 투자 촉진을 위해 HBM을 R&D 세액공제 대상 세부 기술에 포함하기로 했다.

그러나 HBM 관련 R&D에 투자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올해 1년에 그칠 수 있다.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제도 자체가 올해 말을 끝으로 종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도 수원 장안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 주제로 열린 세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1.15.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정부는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일몰 기간 연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일몰 기간 연장은 시행령이 아닌 법률(조특법) 개정 사항이라 국회에 결정 권한이 있다는 점이다. 4월 총선 결과를 가늠하기 어렵고 야당이 정부·여당의 감세 정책을 강하게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특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반도체 업계는 일몰 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몰 연장을 위한 조특법 개정 과정에서 차제에 제도 개선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투자 기업이 영업손실을 기록해 법인세를 내지 않아 세액공제 혜택을 못 받는 문제가 지적된다. 공제받지 못한 세액을 다음 해로 넘겨 이익이 나면 공제받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폐업이나 업종 변경 때에는 공제를 못 받는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이런 문제를 고려해 지난해 조특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기업이 국가전략기술 시설에 투자한 경우 영업 이익·손실 여부와 관계 없이 공제받지 못한 세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직접 현금으로 환급받거나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획재정부는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일몰을 앞두고 연장 여부 결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한다. 조특법상 연간 조세특례 금액이 300억원 이상인 경우 일몰을 앞두고 의무적으로 평가를 거쳐야 한다. 정부는 연구용역 과정에서 김 의원이 제안한 방안 등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