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힙합 디스전'…상대 소속사 찾아 기물 파손한 래퍼 벌금형

래퍼 '감마', 디스전 뒤 상대 소속사 찾아가 재물 손괴
검찰, 법원의 벌금 150만원형에 불복 항소장 제출

서울서부지법 ⓒ News1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상대 래퍼와 '디스전'(노래를 통해 특정 대상을 비난하는 행위)을 벌이다가 상대편 소속사 건물에 침입해 유리 벽과 음악 CD를 훼손한 래퍼 감마(본명 신유범)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강영기 판사는 지난달 17일 협박, 건조물침입,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신씨에게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신씨는 SNS상에서 래퍼 손심바와 서로를 비난하는 노래를 발표하면서 마찰을 빚었고, 2022년 6월15일 오전 2시쯤 서울 마포구의 한 주점에서 피해자에게 "지금 있는 주소 까라 갈 테니까", "대가리(머리) 깬다니까", "못할 것 같지"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를 받는다.

이후 신씨는 같은 날 오전 3시43분쯤 손심바의 소속사 데자뷔그룹 건물로 향했고, 열려있는 출입문을 통해 사무실 앞까지 침입했다. 신씨는 출입문 옆 유리 벽 앞에 보관하고 있던 음악 CD가 들어 있던 종이상자를 발로 걷어차 음악 CD 5장과 유리 벽을 깨뜨려 35만원 상당의 재물을 손괴했다.

이에 대해 신씨는 자신이 보낸 문자메시지가 단순 폭언·욕설일 뿐, 협박으로 보기 어렵고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건물에 설치된 출입문과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통상적인 방법으로 출입했기 때문에 건조물침입죄 혐의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음악 CD가 들어 있던 종이상자를 걷어찬 것은 맞지만 당시 어두웠기 때문에 상자 바로 뒤에 유리 벽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는 SNS상에서 갈등을 빚어온 사이인 점, 실제 피해자를 찾아갈 것처럼 말하고 '대가리(머리) 깬다니까'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신체에 위해를 가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사무실 관계자 이외에는 일반인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곳으로 볼 수 없으며, 새벽 시간에 출입한 것은 통상적인 출입 방법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피해 회사가 관리하는 사무실 앞은 좁은 공간으로 바닥의 물건을 찰 경우 그 물건이 출입문이나 벽에 부딪혀 출입문이나 벽이 파손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현재 검찰은 신씨에 대한 1심의 벌금 150만형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