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마다 '스윙 디스트릭트' 역할 '마성광', 이번에도 핫플레이스 떠올라 [애널라이즈 정치]

이성대 기자 2024. 2. 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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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YTN 라디오)
한강 벨트에 서울의 Y축이 있듯이 그 축선별로 주요 인물들이 거점적으로 잘 배치돼 선거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해야합니다”

유종필 국민의힘 전 당협위원장(지난달 30일)
“국민의힘에서 잘 나간다는 스타급 전현직 의원들이 험지 간다면서 고작 몰리는 곳이 서울 중심지 한강 수변무대인지 이해가 안 갑니다”

총선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의 '마성광'(마포, 성동, 광진) 라인이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늘(2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35%, 국민의힘 34%를 기록했지만, 서울만 놓고보면 국민의힘 34%, 민주당 31%입니다.

한국갤럽은 “양당 격차나 추세는 통계적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오차범위(최대 6%포인트) 내에서의 변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따라 민주당이 압승했던 2020년 총선과 달리 이번 총선에선 격전지가 늘어날 거란 전망이 나오는데, 대부분이 '마성광'에 몰려있다는 분석입니다.

선거마다 박빙으로 변하는 스윙 디스트릭트 '마성광'


서울 여의도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모습. 2023.12.21〈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현재 서울 국회의원 의석 49개중 민주당이 41석, 국민의힘이 8석을 갖고 있습니다. 야당의 '수성이냐' 여당의 '탈환이냐' 가 최대 관심사인 가운데, 승패를 결정할 결정적 핫플레이스로 '마성광'라인(마포, 성동, 광진)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역대 선거결과를 보면, 전통적으로 한강 이북 지역은 주로 민주당 계열 정당을 지지하고, 강남 3구나 용산은 보수계열 정당 지지세가 큽니다. 국민의힘이 서울 강북권을 차지하거나, 반대로 민주당이 강남권을 확보하는건 쉽지 않습니다.
이때문에 정치권에선 이들 지역을 제외한 곳,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에서 승패가 결정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마성광'은 최근 전국 선거에서 상당한 표심 변동을 보여준 대표적인 '스윙 디스트릭트(Swing District)'입니다.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이 지역 6개 의석을 싹쓸이 했습니다. 민주당은 4곳에서 10%포인트 이상으로 이겼습니다. 그러나 전통적 강세 지역인 북서부나 서남부권에서 20%포인트 이상으로 이긴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격차가 크지 않았습니다.

특히 중ㆍ성동을의 박성준 의원은 지상욱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 후보를 상대로 4.7%포인트, 광진을 고민정 의원은 오세훈 후보를 상대로 2.5%포인트로 비교적 어렵게 이겼습니다.
선거때마다 표심이 변하는 '스윙 디스트릭트' 성격상, 다른 지역들에 비해 승패 격차가 크지 않다는 게 수치로 나타납니다.

2년후 실시된 2022년 대선도 마찬가집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마성광' 전 지역에서 이재명 대표를 이겼지만, 격차는 크지않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윤 대통령은 25개 자치구중 14곳에서 승리했는데, 강남 3구와 용산에서 크게 이겼습니다. 반면 마포와 광진에선 득표차가 각각 2.53%포인트, 1.63%포인트로 작았습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득표율 차이로 25개 자치구 순위를 정하면, 마포, 광진을 기점으로 두 사람의 승리 지역이 교차됩니다.

'마성광' 라인에서 선거때마다 각당이 '백중 우세'와 '백중 열세'를 반복하고 있는 셈입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여야 모두 상대적으로 텃밭인 강남권이나 북서, 서남권보다 한강에 인접한 경계구들, 다시말해 '스윙 디스트릭트'에 집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벌써부터 '네임드' 각축장된 '마성광'


이때문에 여야 '네임드' 후보들이 '마성광' 곳곳에서 일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마포갑은 국민의힘 현역의원만 3명이나 공천을 신청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곳입니다. 비례대표 최승재 의원, 국민의힘과 합당한 비례 조정훈 의원, 무소속이었다 지난 대선 입당한 이용호 의원입니다. 여기에 신지호 전 의원도 가세했습니다.

다만 이 의원이 오늘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마포갑 출마를 내려놓고 험지인 서대문갑에 출마하겠다”며 전격적으로 지역을 변경했습니다.
민주당에선 현역인 노웅래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등에도 불구하고 출마 자격 적격 판정을 받아 논란이 일었습니다.

마포을에선 정청래 의원과 김경률 국민의힘 비대위원의 매치가 성사될지 관심입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86 운동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를 언급했다 이른바 '사천' 논란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손 들어올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과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2024.1.17 pdj663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출마 의사를 밝힌 중ㆍ성동갑은 전국적 관심지로 부상했습니다. 민주당내 친명 인사들이 임 전 실장의 출마를 비판하면서 당내 친명대 친문 계파 갈등으로도 번지는 양상입니다.

특히 성동은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이 강남3구와 용산 다음으로 표를 많이 받은 곳입니다. 이때문에 국민의힘측 공천 경쟁도 치열합니다.
윤희숙 전 의원이 임 전 실장에게 도전장을 내면서 여당은 '86운동권' 대 '경제 전문가' 프레임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옆 지역구인 중ㆍ성동을에서도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3명이 경합 중입니다. 부산에서 올라온 하태경 의원과 윤석열 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이영 의원, 친박계로 분류되던 이혜훈 전 의원이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윤희숙(왼쪽) 전 국민의힘 의원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뉴스1·뉴시스
광진갑에선 현역인 민주당 전혜숙 의원에 맞서 '친윤'을 넘어 '찐윤'으로 불리는 김병민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이 나섭니다. 전 의원은 당내 친명계 후보들의 거센 도전도 받고 있습니다.
광진을에선 오세훈 시장과 가까운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고민정 의원에게 도전장을 냈습니다.

빛바랜 정치1번지 종로


반면 전통적인 '정치1번지' 로 불린 종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상태입니다. 종로는 개표 방송에서 제일 먼저 언급되는데다 지역구에 청와대가 있어 오랫동안 '정치1번지'라는 상징성을 유지해왔습니다.

이명박, 노무현 대통령, 정세균, 이낙연 국무총리 등을 배출해, 중랑급 정치인의 각축장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되고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인구 감소를 이유로 '종로구중구'로 합치는 방안을 내면서 정치적 상징성이 줄었단 분석입니다.
다만 여야는 종로의 상징성을 고려해 단독 선거구로 존치하는데 잠정 합의한 상태입니다.

한국갤럽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6.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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