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되고픈 후배 없겠지만..." 희생의 베테랑, 그래도 장민재는 제 길을 걷는다 [멜버른 현장인터뷰]
손혁 한화 이글스 단장이 베테랑 투수 장민재(34)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뒤 남긴 말이다. 선수 생활 내내 확고한 보직이 없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고군분투한 희생의 아이콘이 바로 장민재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입단한 그는 15년 차 한화맨 생활을 준비하고 있다. 하필 FA 자격을 앞두고 25경기 69이닝 3승 8패 1홀드 평균자책점(ERA) 4.83으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고 그 결과 2+1년 총액 8억원(2년 보장 4억원, 옵션 1억원, 향후 1년 연봉 2억원+옵션 1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2일 호주 멜버른 선수단 숙소에서 만난 오전 운동을 마치고 스타뉴스와 만난 장민재는 "아쉽긴 하지만 지난 것에는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잘해야 될지 고민하고 있다"고 덤덤히 말했다.
확실히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차는 선수는 아니다. 필승조로서 자리를 굳힌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한화에 꼭 필요한 선수임은 분명하다. 지난해에도 8월까지 13경기에선 선발로, 9월부터는 불펜으로 활약했다.
손혁 단장이 말한 것처럼 묵묵히 솔선수범하는 베테랑 장민재는 "냉정하게 말하자면 후배 투수들 중에 저같이 되고 싶은 선수는 없을 것"이라며 "다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같은 대투수들이 되고 싶은 게 어린 투수들의 마음이다. 나도 나 같은 투수가 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제 입장에선 묵묵하게 내 할 일만 하면서 경기 때 어떻게 던지는지, 열심히 던지는지를 후배들이 조금은 알아줬으면 하는 것 뿐"이라며 "나도 어렸을 때 나 같은 투수가 봤다면 저런 선배가 돼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다. FA 대박나는 선수,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선수가 되고 싶은 게 일반적"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장민재도 나름의 자부심이 있었다. 그는 "하지만 '이런 투수도 프로에서 버티고 있구나', '이렇게도 던질 수 있구나' 그것만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노력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다. 단장님 말씀대로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이라며 "묵묵하게 내가 할 일이 선발이면 선발, 중간이면 중간에서 크게 지고 있더라도 나가서 끝까지 던져줄 수 있는 그런 게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도 선발에서 경쟁을 했으나 보직 욕심은 크지 않았다. 장민재는 롱릴리프를 자신의 역할이라고 짚었다. "선발보다는 중간에서 길게 끌어줄 수 있는 투수, 팀이 점수 차이가 좀 크게 벌어지거나 끌려갈 때 이닝을 채워줄 수 있는 그런 투수가 팀에선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필승조가 꼭 나서지 않아도 될 때 내가 막아줘야 한다는 걸 생각하고 그것에 맞춰 준비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보여줄 것도 성실함을 앞세운 솔선수범의 리더십이다. "후배들에게 이것저것 지시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지켜보는 편인데 투수 조장인 (이)태양이가 알아서 다 하고 있지만 못 챙기는 것에 대해서 말을 해주는 편이고 그러려고 한다"며 "우리 어린 투수들이 모난 선수가 없다. 굳이 선배들이 말을 안 해도 알아서 움직인다. 오히려 내가 후배들을 통해 '이런 게 있구나', '후배들이 이런 걸 하는구나'라고 배우려고 한다. 특별히 내가 할 일은 없을 것 같다. 팀에 도움이 되게끔, 고참으로서 후배들한테 피해가 안 가게끔 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시즌을 앞두고 류현진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에서 미리 훈련을 돌입했고 부족했던 것을 메우는 데 주력했다. 구속 증가 등 새로운 시도도 하고 있다. 새 시즌에 대한 자신감도 넘친다.
장민재는 "우리 팀이 이기는 방법 중 하나로 내가 포함이 될 수 있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당장 몇 승, 홀드 몇 개보다도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목표가 생기지 않을까"라면서도 "안 아프면 평균 이상을 할 것 같다. 중간에서만 있다면 50이닝 이상, 30경기 이상 정도가 되지 않을까"라고 각오를 다졌다.
멜버른(호주)=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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