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혐의' 이토 준야, 대표팀 퇴출 12시간 만에 철회→복귀... 이유는 "日 선수들이 원했다"

박재호 기자 2024. 2. 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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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일본 대표팀 공격수 이토 준야가 경기 중 고개를 숙인 모습. /AFPBBNews=뉴스1
이토 준야. /AFPBBNews=뉴스1
성범죄 혐의를 받는 이토 준야(스타드 랭스)가 일본 축구대표팀 소집 해제 하루 만에 결정이 번복돼 대표팀과 계속 동행한다.

일본 요리우미 신문 등 복수 매체는 2일(한국시간) 일본축구협회(JFA)가 이토의 소집 해제 조치를 잠정 철회하기로 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야마모토 마사쿠니 일본 축구대표팀 단장이 아시안컵이 열리는 카타르 현지에서 일본 취재진과 만나 "이토가 대표팀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사커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전날 이토의 이탈이 확정되자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대책 회의를 열었고 선수 대부분이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이토와 함께 뛰고 싶은 의사를 JFA 측에 전달했다. 이에 마사쿠니 단장은 "일본이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나아가는 만큼 선수들이 이토와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협회 회장과 상의한 결과 우승을 위해 이토의 소집 해제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JFA는 전날 오후 1시 30분께 "이토가 신체적 정신적 이유로 국가대표팀에서 소집 해제한다"고 발표했지만 불과 12시간 만에 결정을 철회하는 촉극을 빚었다.

볼 경합하는 이토 준야(가장 오른쪽). /AFPBBNews=뉴스1
랭스 공격수 이토 준야. /AFPBBNews=뉴스1
앞서 지난달 31일 일본 대표팀은 바레인과 아시안컵 16강전을 앞두고 이토의 성폭행 혐의 소식이 전해졌다. 일본 매체 '슈칸 신쵸' 등 복수 매체는 이토가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는 사실을 쏟아냈다. 매체에 따르면 이토는 지난해 6월 페루와 A매치를 마치고 오사카시 인근 한 음식점에서 여성 A씨, B씨와 술자리를 가졌다. 이후 술에 취한 A씨를 호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토는 결혼 3년 차 유부남일뿐 아니라 대표팀 소집 기간 중 불미스러운 사건에 벌어져 더욱 충격을 안겼다.

A씨는 "술에 잔뜩 취한 뒤 겨우 정신을 차렸는데 이토의 몸이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9월부터 이토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토는 "합의 하에 이뤄진 관계"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A씨와 B씨는 11월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토는 결백을 주장하면서도 뒤에서 합의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B씨는 이토가 죄를 뉘우치지 않는다며 지난 18일 오사카 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에 이토도 맞고소를 진행했다. 일본 도쿄스포츠에 따르면 이토의 법률 대리인이 오사카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A매치 54경기 출전 13골을 기록한 이토는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대표팀 핵심 공격수다. 지난 아시안컵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베트남과 1차전, 이라크와 2차전에 선발 출장했고 인도네시아와 3차전에선 로테이션으로 경기 막판 출전했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주특기인 빠른 발을 활용해 일본 우측 공격을 이끌었다.

경고를 받는 이토 준야(오른쪽). /AFPBBNews=뉴스1
이토 준야(오른쪽). /AFPBBNews=뉴스1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일본 대표팀은 여론의 의식한 듯 이토를 직전 바레인전에 내보내지 않았다. 3-1 완승 후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토의 성폭행 혐의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토에 대해 질문이 나오자 그는 "기사에 나온 것 정도만 알고 있다. 자세한 것을 얘기하고 싶지만, 아직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이곳에서는 대답할 것이 없다. 사태 파악에 나선 뒤 대응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소속팀 스타드 드 랭스는 이토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랭스는 "이토에 대해 일본 언론의 보도를 봤고 명예훼손 고소도 확인했다"라며 "이토의 인간적 자질과 행동에 대해 의심하지 않겠다. 여전히 그는 랭스의 선수다. 여전히 이토를 지지한다"고 전했다.

이어 JFA는 2일 이토의 대표팀 소집 해제를 공식 발표했다. 공식 채널을 통해 "이토가 팀을 떠난다. 그를 대신할 선수는 소집하지 않는다"며 "이토의 정신적, 신체적 상태를 고려해 이날 소집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토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JFA는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양 측의 주장이 다른 것도 이해한다.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사무라이 블루(일본 대표팀)와 이토를 응원하는 많은 분께 걱정을 끼치고 있어 죄송하다"고 전했다.

기뻐하는 일본 축구대표팀 선수들. /사진=OSEN
하지만 하루 만에 JFA가 결정을 뒤집으면서 일본 내에서도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일단 이토의 대표팀 복귀를 환영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날 '야후 재팬' 댓글에서 한 일본 누리꾼은 "애초 JFA가 선수들 의견과 목소리 없이 소집 해제 결정을 내렸다는 게 부끄럽다. 반면 랭스의 입장은 달랐다. 이토는 큰 용기를 얻었을 것이다. 팀 동료를 향한 믿음은 일본 대표팀 선수들에게 소중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왜 '의심'에 굴복해야 하나. 정확한 판결이 내려진 후 비판해도 늦지 않다"고 전했다.

다른 누리꾼은 "나는 이토가 언론 대응을 하지 않길 바란다. 언론은 어떻게든 기사를 만들어내려고 할 것이고 질문을 받는 것만으로 상당히 스트레스가 된다. 대표팀 동행이 결정됐다면 그렇게 나아가야 한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일본 언론이 아니라 경찰과 사법부의 몫이다. 판결이 나올 때까지 선수를 보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토 준야. /AFPBBNews=뉴스1
이토 준야. /AFPBBNews=뉴스1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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