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중국 전기차 판매 주춤…1월 인도량 급감, 소비 위축 어두운 그림자
성장세를 이어온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차량 판매량이 올 들어 급감했다. 경기 부진 속에서 소비가 위축되면서 올해 전체적인 전기차 판매량도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올해 경기 둔화와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 속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첫달 차량 인도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험난한 출발을 보였다고 2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업체 리오토는 지난달 차량 인도량이 3만1165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달(5만353대)에 비해 38.1% 감소했다. 리오토는 지난해 12월까지 9개월 연속 월간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며 상승세를 보여왔으나 올 들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광저우에 본사를 둔 전기차 업체 샤오펑(X펑)도 1월 인도량이 전달에 비해 59% 감소한 8250대를 기록했다. 이 회사 역시 12월까지 3개월 동안 월간 인도 기록을 세웠지만 1월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상하이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업체 니오도 1월 인도 실적이 전달보다 44.2% 줄어든 1만55대로 집계됐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BYD의 1월 실적도 마찬가지였다. BYD의 1월 인도량은 20만5114대로 전달보다 33.4% 줄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지난해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 승용차정보연석회(CPCA)가 집계한 지난해 중국 전기차 인도량은 전년보다 37% 늘어난 890만대였다. BYD는 지난해 전년보다 73% 늘어난 157만대의 전기차 판매량을 기록하며 4분기에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제치고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리오토의 경우 지난해 인도량이 37만6030대로 전년에 비해 무려 182%나 늘어났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자국 내 막대한 시장을 바탕으로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올해 역시 판매 목표를 크게 늘린 상황이다. 하지만 첫 달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야심찬 계획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부진한 경제 상황에 따라 소비자들이 자동차 등의 구매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하이의 한 자동차 딜러는 “1월 인도량 감소폭이 딜러들의 예상보다 더 컸다”면서 “고용 안정과 소득 감소에 대한 우려 속에서 소비자들이 자동차 같은 고가의 제품 구매에 더 신중함을 보이는 것 같다”고 SCMP에 말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레이팅스는 올해 중국 본토에서의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0% 가량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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