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한 풀었어…" 영동 할머니 6명의 '빛나는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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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지 못한 세월의 한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합니까. 이제 어디서든지 이름 석 자를 당당히 쓰고 손자손녀들과 문자메시지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2일 충북 영동 레인보우도서관에서 3년간의 성인 문해학습을 끝마치고 사각모를 쓴 박순자(82) 할머니는 '빛나는 졸업'에 대한 감회를 이렇게 표현했다.
영동군이 운영하는 성인 문해학습장인 '무지개 배움학교' 졸업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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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읽고 쓰지 못한 세월의 한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합니까. 이제 어디서든지 이름 석 자를 당당히 쓰고 손자손녀들과 문자메시지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2일 충북 영동 레인보우도서관에서 3년간의 성인 문해학습을 끝마치고 사각모를 쓴 박순자(82) 할머니는 '빛나는 졸업'에 대한 감회를 이렇게 표현했다.
꽃다발을 한아름 들고 달려온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면서도 그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졸업장을 몇번이고 펼쳐보는 등 벅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졸업식에는 그를 포함해 팔순 안팎의 할머니 6명이 사각모를 썼다.
영동군이 운영하는 성인 문해학습장인 '무지개 배움학교' 졸업생들이다. 이곳은 검정고시 없이 초등학력을 인정받도록 충북도교육청이 지정한 시설이다.
이들은 2001년 3월 이 학습장에 입학해 3단계의 교육과정을 모두 마쳤다.
매주 2차례 하루 3시간씩 수업하면서 한글 읽고 쓰기를 비롯해 수학, 사회, 과학, 기초영어 등 정규 학교와 크게 다를바없는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박 할머니는 "눈이 침침하고 집중력이 떨어져 수업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하나씩 글을 깨우치는 재미에 결석 한 번 하지 않고 '열공'했다"고 말했다.
이 학습장에서는 지난해도 7명이 졸업했다. 현재 1∼2단계 수업 중인 후배 만학도도 18명이나 된다.
이날 졸업식장에는 후배 만학도들도 대거 참석해 선배들의 감격을 공유했다.
그동안의 학습과정이 담긴 동영상을 함께 감상하고 졸업생 문예작품전, 하모니카 공연 등도 즐겼다.
영동군은 배움을 원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이달 말 이 학교 신입생을 추가로 모집할 예정이다.
교육 기회를 놓친 18세 이상 시민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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