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 회장 ‘주식 저가 양도 혐의’ 1심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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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해 계열사 주식을 적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영인 에스피시(SPC)그룹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최경서)는 계열사 밀다원 주식을 저가에 양도한 혐의(배임)로 기소된 허 회장과 조상호 전 에스피시그룹 총괄사장,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이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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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해 계열사 주식을 적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영인 에스피시(SPC)그룹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최경서)는 계열사 밀다원 주식을 저가에 양도한 혐의(배임)로 기소된 허 회장과 조상호 전 에스피시그룹 총괄사장,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이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들이 증여세 회피 목적으로 계열사 주식을 저가 거래했다고 봤지만 법원은 “저가 거래를 할 경제적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이들은 2012년 12월 계열사 파리크라상과 샤니 등이 보유하고 있던 밀다원 주식을 삼립에 저가 양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밀다원 주식이 취득가(2008년 3038원) 또는 직전 연도 평가액(2011년 1180원)보다 크게 낮은 주당 255원에 거래됐다고 판단했다. 밀다원은 허 회장 일가가 파리크라상 등 지분을 통해 사실상 보유한 회사다.
검찰은 주식 저가매매가 최근 10년간 총수 일가에 부과될 증여세 74억원을 절감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2012년 법 개정으로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이 ‘일감 몰아주기’로 이익을 얻을 경우 이를 증여로 보고 과세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시 에스피시그룹은 밀다원이 만든 밀가루를 삼립에 팔고 이를 제빵 관련 계열사에 공급하는 구조였다. 파리크라상 등 3개 계열사가 2013년 9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삼립을 통해 구매한 밀다원 생산 밀가루는 2083억원어치에 이른다.
재판부는 “검찰은 피고인들이 밀다원 매출 상승을 예측하면서도 주식가치 평가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여 밀다원 주식을 1주당 250원으로 정했다는 점에서 배임의 고의를 추정할 수 있다고 하지만, 피고인들이 주관적으로 가치를 산정한 경우 오히려 매수인 삼립의 배임이 인정될 여지도 있었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의 주식평가 방법이 불합리하다거나 임무를 위배하고 부당 관여해 (주식 가격을) 최대한 낮게 평가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2020년 에스피시그룹의 밀다원 주식 저가매매 등에 대해 과징금 647억원을 부과했는데, 이 역시 최근 법원에서 취소 명령을 받았다. 지난달 31일 서울고법은 파리크라상·에스피엘·비알코리아·샤니·에스피시삼립 등 5개 회사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한편 이날 검찰은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수사관에게 뇌물을 주고 수사 정보를 빼낸 혐의로 에스피시 임원 백아무개씨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백만원의 향응 등을 받고 에스피시 쪽에 압수영장 청구사실이나 내부 검토보고서 등 각종 수사정보를 누설한 6급 검찰수사관 김아무개씨의 구속영장도 청구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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