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 사이영 에이스 전격 영입, '재산 4조원' 구단주 부임 하루 만에 통 큰 움직임→41년 만의 대권 도전

양정웅 기자 2024. 2. 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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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볼티모어가 번스의 영입을 알리는 그래픽을 게시했다. /사진=볼티모어 오리올스 공식 SNS
코빈 번스. /AFPBBNews=뉴스1
구단주가 바뀐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하루 만에 대어를 낚았다. 사이영상 수상자인 코빈 번스(30)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2일 "볼티모어가 유격수 조이 오티즈(26)와 좌완투수 DL 홀(26)을 밀워키 브루어스로 보내면서 번스를 데려오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볼티모어 구단도 같은 날 SNS를 통해 번스의 영입 사실을 발표했다.

번스는 지난해까지 통산 167경기(106선발)에 등판해 45승 27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다. 709⅓이닝 동안 87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이닝당 11.0개라는 뛰어난 구위를 자랑했다. 전체 투구의 절반 이상 비중으로 던지는 날카로운 컷 패스트볼(커터)을 주무기로 하는 그는 평균 시속 96마일(약 154.5km)의 투심 패스트볼과 커브, 체인지업 등을 이용해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고 있다.

2018년 밀워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번스는 이듬해 32경기(4선발)에 등판해 1승 5패 평균자책점 8.82라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피안타율 0.330, 피OPS 1.011로, 상대하는 모든 타자를 강타자로 만들어주는 기록이었다. 이에 번스는 2020년부터 포심 패스트볼 비중을 확 줄이고(52.5%→2.5%) 커터와 투심 패스트볼을 많이 던지기 시작했다. 효과는 바로 발휘되며 그는 그해 60경기 단축시즌에서 12경기(59⅔이닝) 4승 1패 평균자책점 2.11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6위에 올랐다.

코빈 번스. /AFPBBNews=뉴스1
이어 2021년에는 28경기 167이닝 동안 11승 5패 234탈삼진 평균자책점 2.43의 성적으로 생애 첫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경쟁자 잭 휠러(필라델피아)와 똑같은 수의 1위 표(12장)를 받았지만, 총점에서 151-141로 앞서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이닝이 규정이닝(162이닝)을 겨우 넘는 정도였지만, 압도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올스타에도 처음으로 선발됐고, MVP 투표에서도 15위에 오르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후 2시즌도 번스는 리그 상위권의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이닝 소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듯 2022년에는 202이닝을 소화하며 12승 8패 평균자책점 2.94의 성적을 올렸다. 탈삼진 243개를 기록하며 리그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32경기 193⅔이닝 동안 10승 8패 평균자책점 3.39의 성적으로 사이영상 투표에서 8위에 올랐다. 삼진 비율이 다소 줄어들고 피홈런이 늘어났지만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07로 리그에서 가장 낮았다.

이렇듯 꾸준히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 번스는 최근 트레이드 매물로 올라왔다. 소속팀 밀워키는 2023시즌 92승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하고도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스윕당했고, 시즌 종료 후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이 시카고 컵스로 이적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에 밀워키는 번스와 크리스티안 옐리치를 포함한 스타플레이어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번스는 올 시즌 종료 후 FA가 되기 때문에 더욱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결국 볼티모어가 손을 내밀었다.

코빈 번스. /AFPBBNews=뉴스1
볼티모어는 지난해 101승 63패, 승률 0.623으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에 올랐다. 포스트시즌은 2016년 이후 7년 만에 올라갔고, 지구 우승은 2014년 이후 무려 9년 만의 일이었다. 2017년 지구 최하위로 추락한 볼티모어는 이듬해에는 무려 115패를 기록하고 만다. 결국 팀의 스타플레이어 매니 마차도를 시즌 중 트레이드하면서 리빌딩에 돌입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볼티모어는 3번이나 3할대 승률을 거두는 등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하지만 암흑기 동안 주전 자리를 차지한 멀린스나 오스틴 헤이스, 2019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인 애들리 러치맨 등이 잠재력을 터트리면서 볼티모어는 반등에 성공했다. 2022년 한때 승패 마진 -11까지 떨어졌던 볼티모어는 7월 초 10연승을 거두는 등 맹렬하게 질주했고, 비록 가을야구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6년 만에 5할 승률(0.512)을 달성했다.

볼티모어 선수단이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뒤 그라운드에 나와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어 2023시즌에는 초반부터 안정적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87시리즈 연속 무스윕패와 함께 5연패 이상은 당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무리 펠릭스 바티스타와 셋업맨 예니어 카노를 앞세운 불펜진의 활약이 돋보였다. 시즌 초반 압도적인 승률을 보여주던 탬파베이 레이스가 여름 들어 떨어지면서 볼티모어는 7월 20일 지구 선두로 도약했고, 이후 한 번도 뺏기지 않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특급 불펜과는 달리 선발진에서는 확실한 에이스가 없었다. 베테랑 카일 깁슨(37)이 팀 내 최다인 15승(9패)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은 4.73으로 다소 높았다. 그나마 2년 차 카일 브래디시(28)가 12승 7패 평균자책점 2.83이라는 좋은 기록으로 사이영상 4위에 오른 것이 위안거리였다. 한 경기를 확실히 책임져 줄 에이스의 부재는 결국 볼티모어가 디비전시리즈 3전 전패로 물러나는 원인이 됐다.

코빈 번스. /AFPBBNews=뉴스1
빅리그 이적 소식을 주로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앞선 오프시즌부터 볼티모어가 선발투수를 영입하리라는 추측은 계속 나왔다"며 "지난 2시즌 동안 많은 유망주들이 빅리그에 데뷔했지만 주로 야수 부문에 국한됐고, 임팩트 있는 선발투수를 데려오기 위해 유망주들을 활용하는 게 옳았다"고 말했다.

이로써 볼티모어는 번스와 브래디시, 그리고 지난해 9월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에서 돌아온 좌완 존 민스(31)까지 선발 삼각편대를 이루게 됐다. 민스는 2019년 12승과 평균자책점 3.60의 성적을 거두며 신인왕 2위와 올스타 선정이라는 영광을 차지한 바 있다. 2021년에는 스트라이크 낫아웃 출루 하나를 제외한 모든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노히터를 달성했다.

볼티모어는 앞서 토미 존 수술로 이탈하게 된 바티스타를 대신해 베테랑 클로저 크레이그 킴브럴(36)을 1년 12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빈자리를 채웠다. 여기에 번스까지 데려오며 볼티모어는 올 시즌에도 대권 도전에 계속 나서게 됐다.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AFPBBNews=뉴스1
한편 볼티모어는 최근 구단이 매각되며 새로운 구단주를 맞이하게 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인 칼라일 그룹을 이끄는 데이비드 루벤스타인(75)은 최근 17억 2500만 달러(약 2조 2800억 원)에 기존 구단주 그룹인 앙헬로스 가문의 지분을 구입했다. 루벤스타인은 32억 달러(약 4조 2400억 원)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볼티모어는 31년 만에 운영 주체가 바뀌게 됐다.

볼티모어는 1993년 피터 앙헬로스가 주축이 된 구단주 그룹이 구단을 인수했다. 몇 차례 매각설에도 계속 구단을 운영했지만, 구단 경영권을 두고 두 아들이 소송전을 펼치는 등 내분이 일어났다. 방송 중계료를 두고 워싱턴 내셔널스와도 갈등이 빚어지는 등 여러 법정 다툼이 일어난 볼티모어는 최근 이 문제들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

새 구단주가 부임하자마자 볼티모어는 에이스를 데려오며 다음 시즌에 대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루벤스타인은 구단을 통해 "우리의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볼티모어 시로 가져오는 것이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볼티모어는 지난 1983년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4승 1패로 꺾고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오른 후 41년 동안 왕좌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코빈 번스의 트레이드 소식을 알리는 MLB 공식 SNS의 그래픽. /사진=MLB 공식 SNS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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