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혁 실패하고, 누릴 건 다 누리고… 또 나선 올드보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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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 의사를 내비친 '올드보이'들은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는 21대 국회를 비판하며 "내가 하면 더 잘한다"고 외치고 있지만, 오히려 이들의 행태가 정치에 대한 냉소와 분노를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경남(PK) 지역에는 경남 진주에서 내리 4선, 부산 수영구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재경·유재중 전 의원 등 지난 총선 때 불출마를 선언했던 이들이 연이어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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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세에도… 6선까지 하고도…
공천 어려우면 탈당 무소속으로
청년 정치인들 험지출마와 대조
전문가 “현안해결 의지 있는지 의문”
4·10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 의사를 내비친 ‘올드보이’들은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는 21대 국회를 비판하며 “내가 하면 더 잘한다”고 외치고 있지만, 오히려 이들의 행태가 정치에 대한 냉소와 분노를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들이 ‘내 고향·내 텃밭’에 버젓이 공천 의사를 내비치는 것은 노욕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여야 불문하고 터져 나온다. 정작 올드보이들과 현역 의원들 간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청년 정치인은 험지에서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나서고 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2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혐오 정치·증오 정치가 극에 달한 상황을 보면서 상대적으로 점잖은 어휘를 구사하고 여야 간 소통이 비교적 잘 이뤄졌던 정치를 해 왔던 ‘올드보이’들이 ‘내가 해 보겠다’고 나선 것이 아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기회를 젊은 사람에게 넘기고 퇴진해 주는 게 맞는 행보”라고 밝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험지에 출마하거나 새로운 시대정신을 내세우면서 출마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지역구나 텃밭에 나오는 것은 인정받기 힘들다”고 밝혔다.
실제로 출마 의사를 밝힌 올드보이 상당수는 자신의 지역구나 텃밭에 출마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부산 중·영도에 출마선언을 했다. 부산·경남(PK) 지역에는 경남 진주에서 내리 4선, 부산 수영구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재경·유재중 전 의원 등 지난 총선 때 불출마를 선언했던 이들이 연이어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대구·경북(TK)도 비슷하다. 최경환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무소속으로 경북 경산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 지역구는 모두 국민의힘 의원이 현역 의원이다. 반대로 호남에서는 정동영(전북 전주병), 박지원(전남 해남·완도·진도), 유성엽(전북 정읍·고창) 전 의원 등이 출마를 선언했다. 모두 해당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지냈거나 고향이다.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자신이 국회의원을 지낸 충남 논산·계룡·금산에 출마를 선언했고, 심재철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자신의 지역구였던 경기 안양 동안을에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여야 모두 이들의 출마를 반기지 않는 기류지만, 해법은 없는 상황이다. 당장 민주당의 공천관리위원회는 ‘올드보이’에게 특별한 불이익을 줄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고, 국민의힘 역시 명시적인 배제 기준은 없다. 한 관계자는 “결국 자연스럽게 컷오프(공천 배제)시키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는데, 그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당장 최 전 원내대표의 경우 무소속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신들이 현역에서 그렇게 많은 권력을 갖고 있을 때도 해결하지 못한 정치 발전과 정치 개혁을 이제 와서 이룰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민병기·염유섭·김보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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