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업용 부동산 침체에 지역은행 경고음···일본 은행도 타격
미국 지역은행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하는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은행권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번 사태에 대해 해당 은행 고유의 문제라고 진단하면서도 위기가 확산할 것을 우려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 1일(현지시간)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주가는 전장 대비 11.13% 급락한 5.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38% 폭락한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NYCB 주가는 이틀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지난달 31일 NYCB가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등과 관련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예상하지 못한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게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NYCB는 배당도 대폭 줄인다고 예고했다.
이 여파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많은 다른 지역은행 웹스터파이낼셜(-4.7%), 시노버스파이낸셜(-4.41%), 밸리내셔널뱅코프(-6.9%), 시티즌스파이낸셜그룹(-4.7%) 등의 주가도 급락했다. KBW 지역은행 지수는 전날 6% 하락하면서 지난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이날도 2.3% 하락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는 대출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인 지역은행에 위기 촉매제가 될 것으로 우려됐다. 코로나19 유행과 재택근무 확산으로 사무용 건물의 공실률이 뛴 상황에 금리까지 오르면서 대출 채권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NYCB 사태가 금융 시스템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NYCB는 지난해 SVB 사태 여파로 문을 닫은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해 비용이 많이 들어간 데다, NYCB가 전체 은행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이 지역은행을 흔들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미국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트렙에 따르면 2025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약 5600억달러(약 743조원), 2027년까지는 2조2000억달러(약 2918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도 상업용 부동산발 위기가 가시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1일 일본 아오조라은행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로 인해 다음달 말 마감되는 회계연도에서 280억엔(약 2537억원)의 연간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은행이 연간 순이익을 거두지 못하는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아오조라은행 주가는 일본 증시 하루 하한선인 20%까지 급락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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